생일을 축하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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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축하하는 마음
  • 광주타임즈
  • 승인 2023.09.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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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전 영암신북초등학교 교장 정기연=생일은 해마다 돌아오는 출생일이며 인생 나이의 일 년 시작일이다. 자녀의 생일은 부모가, 어른은 당사자나 성장한 자손이 축하하는 소연(小宴)을 베푸는데, 생일 하면 우리나라 전통은 미역국을 먹고 생일을 축하하는 선물을 주며 가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회식한다.

생일은 출생한 해의 음력과 양력이 다르다. 필자의 생일은 양력 7월 11일이고 음력 5월 24일인데 올해 85세가 되는 생일은 음력과 양력이 같은 날이었다. 생일을 쇠는 날을 정하는 것은 집안의 선택 사항이지만, 출생년, 월, 일, 시로 사주를 볼 때는 음력생일로 한다. 그러므로 대부분 음력생일을 쇠고 있다.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은 생일을 맞이하는 사람에 대해 건강·무사·장수·영화를 비는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일생에서 가장 기쁜 날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며 이날을 축하해 주는 사람은 나를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이고, 생일 축하 편지나 메시지를 보내주신 친지들이다. 내가 아는 분을 일 년에 한 번씩 축하해 줄 수 있는 최적의 날은 그분의 생일날이다.

생일은 축하를 해주는 날이고 축하를 받는 날이다. 생일을 맞이하는 당사자는 축하를 해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나를 이 세상에 나오게 한 부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나를 낳아 주신 어머니의 산고를 생각하며 감사의 정을 표현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 메시지나 선물을 보낸다는 것은 축하하는 마음의 전달이며 인간관계를 두텁게 하는 미덕이다.

생일의 풍습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돌아오는 출생일인 생일을 속되게는’귀빠진 날’이라고도 한다. 생일을 손윗사람에게는 생신(生辰), 선성(先聖)· 국군(國君)에게는 탄일·탄신(誕辰)이라 한다. 돌이나 회갑처럼 대규모 잔치를 베풀지 않고 가족끼리 조촐하게 평상시보다 음식을 조금 더 준비하거나 미역국을 끓이며,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미역국을 먹는 것은 우리 선조들의 경험을 통한 지혜에서 비롯됐으며, 미역은 요오드 성분이 많아 출산할 때 잃어버렸던 혈액을 보충해 주고, 탁해진 혈액을 맑게 해주며, 또한 소화 흡수가 잘돼 위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산모에게 안성맞춤이기 때문이었다. 생일이 되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과 일생의 건강·무사·장수·영화를 축원하며, 또한 축복받는 기념적인 행사가 크든 작든 따른다.

서양에서는 생일이 되면 생일 축하 케이크와 선물을 마련해 생일파티를 베푸는데, 축하 케이크 위에 나이 수만큼 촛불을 꽂고 촛불을 단숨에 불어 꺼뜨리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한다. 이것은 그리스시대에 여신 아르테미스의 생일(매월 6일)에 행한 인습에서 비롯한 것인데, 한동안 단절됐다가 중세 독일에서 부활했으며, 우리나라도 생일 축하 케이크가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일·돌·생일에 대한 습속이 옛날부터 있었다. 전래하는 풍속은 지방과 생활 여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크게 나누어 치성을 드리는 행사와, 음식 잔치를 베풀어 줌으로써 유아의 성장을 지켜준 삼신(三神, 産神)에 감사하고 아울러 제액(除厄)·장수·초복(招福)을 기원하는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 생일인 돌 이전에 생후 100날째가 되는 날을 ‘백일’이라 해 축하하는데, 백일은 순전히 갓난아기만을 중심으로 하는 아기 본위의 첫 축복 행사이다. 생후 1년째가 되면 ‘돌’이라 해 백일잔치보다 비교적 큰 잔치를 베푼다. 생후 3년째까지는 흔히 두 돌, 세 돌이라 부르고, 이후부터는 생일이라 해 세상에 태어난 의의를 축복해 주는 것이다.

또 61세가 되는 날을 ‘회갑(환갑)’이라 하는데, 간 지(干支)가 60년 만에 한 바퀴 돌아온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날은 자손들이 헌수(獻壽) 하며 큰 잔치를 베풀어 어른의 장수 만복을 축복한다. 칠순은 우리 나이 70세(만 69세)인 해의 생일이며 자손들이 부모를 위해 잔치를 베푸는데 칠십 세는 고희(古稀)라 고도하며 칠순 잔치를 고희연(古稀宴)이라고 한다.

생일상은 아침에 차리는 것이 보통이며, 평소의 밥상과는 달리 고기·생선·전·약식·떡 등 특별 음식을 차리는데, 외래객이 없을 때는 가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회식한다. 생일잔치는 자축의 소연이지 타인이 베풀어 주거나 크게 벌이는 잔치가 아니다. 생일을 기억하고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은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맺어주는 마음이다. 생일을 축하하고 축하받는 아름다운 우리 생일문화의 전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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