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폭염’ 여수 양식장 우럭 떼죽음…어민들 눈물
상태바
‘잔인한 폭염’ 여수 양식장 우럭 떼죽음…어민들 눈물
  • /유우현 기자
  • 승인 2023.08.27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년 보다 5도 이상 높은 고수온에 양식 어류 105만 마리 폐사
오염수 방류 논란에 소비 줄어 출하 못한데다 고수온까지 겹쳐
“현재까지 피해 금액만 15억 원에 달해…눈덩이처럼 불어날 듯”
지난 26일 오후 여수 돌산의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한대성 어종인 우럭이 집단폐사해 있다.					              /여수시 제공
지난 26일 오후 여수 돌산의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한대성 어종인 우럭이 집단폐사해 있다. /여수시 제공

 

[광주타임즈]유우현 기자=“일본 오염수 방류로 출하 시기도 놓쳤는데 칸마다 한가득 쌓인 우럭들이 떼죽음을 당했어요”

지난 26일 오후 여수 돌산읍 군내리 가두리 양식장.

가두리 양식장에 들어서자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했다. 양식장 칸마다 집단폐사한 우럭 폐사체가 물 위에 둥둥 떠있었다.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은 대부분 우럭으로, 한대성 어종인 우럭은 고수온에 취약해 수온이 26도 이상되면 폐사가 진행된다.

이날 여수의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웃돌았으며, 수온은 28.2도를 보였다. 수온이 1년 전(23.1도)과 비교해 무려 5도 이상 상승했다.

이곳에서 20년째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심씨(60·여)는 최근 일본 오염수 방류에 이어 고수온까지 겹치면서 답답한 마음에 눈시울만 붉혔다고 뉴스1이 보도앻다.

뉴스1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 영향으로 우럭 출하 시기가 늦어지면서 양식장 칸마다 한가득 쌓인 우럭들이 고수온으로 대량 폐사했다는 것.
김씨는 양식장에 우럭 20만마리를 키우는데 그중 절반인 10만마리가 떼죽음 당했다. 어민들은 주말 사이(26~27일) 물고기 폐사량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전날부터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더니 오늘은 더많이 죽어나가고 있다”며 “이대로 두면 물고기가 전멸하게 생겼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어민들은 매년 찾아오는 저수온(1~2월)과 고수온·적조(7~8월), 태풍(9월) 등으로 어느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들은 고수온 피해를 막기 위해 가장 먼저 물고기 먹이를 줄이고, 산소공급기와 액화산소통을 투입해 물고기 활동량을 높이고 있으나 펄펄 끓는 수온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최광오 여수수산인협회 회장은 “예년과 다르게 먼바다에서 뜨거운 물이 내륙으로 들어오면서 고수온 집단폐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여수 해역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신속한 원인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수 해역에는 현재까지 105만4000마리의 폐사가 신고됐으며, 피해 금액만 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산면에서 50만마리, 남면 30만마리, 화정면 20만마리, 그리고 돌산 지역에서 5만마리가 폐사했다.

여수 일대 해역에는 22일부터 고수온 경보가 내려져 있다. 고수온 경보는 수온이 사흘 연속 28도 이상일 때 발령된다.

여수시 관계자는 “어민들은 사육 밀도나 사료 공급량을 줄이고 액화 산소를 투입하는 등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최근 5년간 여수 지역 고수온·적조 어업 피해액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어류 10어가·31만2000마리(5억4400만원), 2021년 새고막 56어가·1187톤(29억3700만원), 어류 36어가·79만마리(9억4800만원)가 집단폐사했다.

2021년에도 해수온이 28도를 넘는 고수온 경보가 발효되면서 수십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