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해역 기름띠 확산…2차 피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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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해역 기름띠 확산…2차 피해 현실화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5.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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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인력부족해 가족 동원한 제거작업

[진도=광주타임즈] 박성민 기자 = 세월호 침몰사고 20일째인 5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서망항에서는 '자율 구조선'이라는 이름의 낚시어선 수척이 출항을 서두르고 있었다.

침몰된 여객선에서 유출되고 있는 기름이 강한 조류를 타고 인근 해역까지 흘러들고 있어 제거 하기 위해서다.

생업을 포기한지도 벌써 20일째다. 침몰 첫날은 사고 여파로 인해 새벽에 출항했던 어선들이 서둘러 돌아왔고 둘째날 부터 이날까지 낚시 예약마저 줄줄이 취소돼 버렸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실종자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사고 이후부터 이날까지 출항해 유실품 등을 수거했다.

지난 1일부터는 진도에서 낚시 어선 영업을 하는 선주들을 끌어모아 '자율 구조선'이라는 이름으로 본격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도 10t급 낚시어선 뱃머리에 '자율 구조선' 깃발을 단 골드피쉬호에는 낚시객 대신 방제작업 도구들이 가득 실렸다. 그러나 운용할 인력이 없어 가족이 모두 동원돼 사고해역으로 출항했다.

골드피쉬호에는 선장 허재균(50)씨를 비롯해 형 재옥(53)씨, 조카 등 3명이 승선해 방제 작업에 나섰다.

최근에는 진도군청에 조심스럽게 자원봉사자 지원을 문의했지만 "만약의 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허재균 선장은 "침몰된 여객선에서 새어나온 기름이 바다에 떠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수 있느냐"며 "인력이 없어 온 가족이 동원돼 기름 제거작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지금은 생계보다 실종자 구조가 우선이기 때문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도 어민들은 연일 기름 제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2차 피해는 현실화 되고 있다.

침몰 당시 세월호에 실려 있던 벙커C유 등 203㎘의 기름이 사고 나흘째인 지난달 19일부터 유출되고 있는 것이 확인돼 해상방제 당국은 회수 작업을 하고 있지만 빠른 조류를 타고 인근 해역까지 흘러들고 있는 실정이다.

동거차도 서쪽 해안 300m 구간에는 3∼10㎝ 크기의 기름이 들러붙고 있고 동거차도의 미역 양식장 4곳 중 1곳에는 유막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허재옥씨는 "맹골수도에서 생산되는 미역은 최고 상품이다"며 "현재 미역이 바위에 달라붙어 뿌리를 내리는 시기인데 바위에 기름이 달라붙어 있어 미역 성장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진도의 맹골수도는 빠른 조류로 인해 적조가 끼지 않고 어종이 풍부한 곳으로 유명하다"며 "정부는 '조류가 세서 기름이 흘러가면 그만 아니냐'고 말할 수 있지만 바위에 붙어버린 기름은 제거하는데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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