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 임박…‘손님 뚝’ 수산시장 벌써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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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염수 방류 임박…‘손님 뚝’ 수산시장 벌써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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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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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방류전부터 원산지 민감, 안팔려 버리는 꽃게도 수북
“코로나19보다 매출 반토막…방류하면 어시장 매출 직격탄”
상인·어민 “정부, 위험·안정성 정확한 정보 제공·대응책 부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광주 동구 학동 남광주수산물시장 상인이 16일 오전 지나치는 시장 방문객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광주 동구 학동 남광주수산물시장 상인이 16일 오전 지나치는 시장 방문객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어시장 손님이 코로나19 유행 때보다 더 끊겼어. 방류하면 사정이 더 나빠질 텐데 정부는 괜찮다고만 하니 앞이 캄캄하네.”

지난 16일 광주 동구 학동 남광주수산물 시장은 여름철 비수기에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임박까지 겹치면서 침체된 분위기였다.

새벽부터 완도·보성·고흥지역에서 들여온 싱싱한 생선이 진열대에 놓여있었지만, 찾는 발길은 뜸했다.

한 상인은 텅 빈 장부를 바라보다 “지금도 없는디, (방류 시) 앞으로가 더 걱정이여”라며 몸을 일으켜 고등어 위로 앉은 파리를 쫓아냈다.

또 다른 상인은 여러 차례 호객 행위에도 구매하려는 손님이 없자, 머쓱해하며 다시 해산물을 다듬었다.

소비자들은 방류 임박을 의식하는 듯 가격보다 원산지를 꼼꼼히 살폈다.

한 주부는 국내·외국산이 적힌 원산지를 번갈아 가며 살폈다. 상인이 “싸게줄텐게 가져가”라고 했지만 머뭇거리다 발길을 돌렸다. 방류 전부터 국내산보다 일본과 비교적 멀리 떨어진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찾는 고객도 있었다.

주부 김현영(53·여)씨는 “오염되기 전 수산물 미리 사재기하는 지인들이 많다”며 “방류 시 해양 오염이 걱정돼 수산물을 거의 안 먹을 것 같다”고 밝혔다.

수산물 도소매를 하는 구순자(62)씨는 “코로나19땐 꾸준한 소비는 있었는데 지금은 방류 앞두고 수산물 구매를 기피한다”며 “매출도 1년 전보다 반토막 났다.  ‘오염수가 방류되면 문 닫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진열대엔 팔리지 못하고 폐사한 꽃게 10여 마리도 눈에 띄었다.

7년째 가게를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정다운(34)씨는 “올 초엔 폐기 수산물이 매일 3ℓ 정도 나왔는데, 방류 소식 이후 손님이 줄어 폐기량이 두 배 늘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상인들은 방류수 위험·안정성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정보나 대응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수산업자 김민주(45·여)씨는 “정부에선 수산물 구매 장려를 하고 있지만 의문투성인 방류수 안정성 검증 결과를 어떻게 믿고 국민들이 생선을 사겠냐”며 “해류가 돌면서 아무리 적은 수치라도 오염원이 국내로 유입될텐데 대응이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전남 지역 어민들도 방류에 따른 소비 침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영춘 여수시 돌산읍 백초어촌계장은 18일 “지역에서 잡은 생선이 광주·서울 등 여러 지역으로 팔리는데, 방류 임박 소식 이후 점차 주문량이 점차 줄고 있다”며 “방류가 본격화하면 동·남·서해 순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입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를 두 배 이상 확대하는 등 부적합 수산물이 식탁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고 수산업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국민 안심 상황관리반’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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