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끄러운 자화상 ‘자살공화국’ 오명 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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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끄러운 자화상 ‘자살공화국’ 오명 씻어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4.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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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읍내파출소 경위 김도연
[광주타임즈] 얼마 전 세 모녀 동반자살 등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생활고 비관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외부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린 것이다. 2012년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9년째 부동의 1위이며, 20년 사이 3배가 늘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가 되었다.

OECD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자는 28.4명으로 34개국 평균 11.3명의 2배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통계청이 2012년 1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년 사이 심각한 수준의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답변이 9.1%에 달했다. 자살 감소와 예방을 위해 정부 각 기관·지자체 등 민관이 연대해 자살예방 캠페인 전개, 자살예방시설 확충, 인터넷상의 자살 사이트 폐쇄 등 우리 사회안전망을 보다 촘촘히 구축해야 할 때이다.

자살위험군에 속하는 우리 사회 극빈층, 노년층, 장애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복지 혜택의 접근성을 높이고 범사회적인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성적과 진학 문제 등 학업 스트레스, 학교·가정폭력, 집단따돌림 등으로 인한 심리적인 압박과 열악한 주변환경에 놓인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에 대한 자살 예방 대책도 절실하다.

가까운 일본은 자살대국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고 자살종합대책센터를 개설해 자살 방지 정책을 추진하는 등 정부가 지자체·민간단체와 함께 다양하고 지속적인 자살 예방 대책을 실행한 결과 자살자가 지난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3만명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살을 야기하는 그릇된 사회구조를 고쳐 나가는 일이다.

우리의 삶의 질·행복에 대한 인식에 대한 수정,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황금만능주의 탈피, 학교·직장에서의 무한경쟁으로 야기되는 소외와 박탈로부터의 자유, 생명경시 풍조에서 인간존엄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인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하루속히 벗어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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