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붕괴, 설계보다 2배 큰 하중·동바리 철거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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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붕괴, 설계보다 2배 큰 하중·동바리 철거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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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2.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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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본부, 전문기관 분석 확보…붕괴 원인 과학적 검증 속도
역보 무게·39층서 쏟아진 콘크리트까지 2배 넘는 하중 작용
“동바리 철거하지 않았더라면 16개 층 연쇄 붕괴 없었을 것”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현장 붕괴 사고  아파트 전경 모습. /뉴시스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현장 붕괴 사고 아파트 전경 모습. /뉴시스

 

[광주타임즈]광주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붕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콘크리트 지지보(역보) 무단 설치와 수직 하중 지지대(동바리) 조기 철거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에 집중한다.

설비 층(PIT층) 바닥 슬래브가 역보 자체 무게에 주저앉은 직후 타설 중이던 콘크리트가 흘러내리면서 설계보다 2배 많은 하중을 받아 연쇄 붕괴했다는 전문기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객관적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모은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22일 비영리 공익법인 한국건설품질연구원(KCQR)의 붕괴 경위 분석결과를 근거로 PIT층 바닥 슬래브가 수직 하중 등에 버틸 수 있는 강도는 2008㎏f/㎡인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보다 2배 많은 4098㎏f/㎡의 하중이 붕괴 전후 PIT층 바닥 슬래브에 전해진 것으로 계측됐다.

‘ㄴ’자 형태 역보 자체 하중과 타설 중이던 39층에서 PIT층으로 쏟아져 내린 덜 굳은 콘크리트 등 작업 하중을 더한 값이다.

수십t에 이르는 역보에 의해 PIT층 바닥 슬래브가 내려 앉았고, 이 영향으로 콘크리트를 붓던 거푸집이 터지면서 덜 굳은 콘크리트가 아래층으로 쏟아져 내렸다는 설명이다.

실제 39층 아래 PIT층이 배관 등 설비만 갖추고 있어 하중이 크지 않은 만큼 주거·공용 공간 등 다른 층 슬래브보다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측정됐다. 설계 단계부터 배근(철근 배치)이 촘촘하지 않은 구역도 확인됐다.

공용 화단이 들어설 201동 39층 동쪽 바닥 슬래브 바로 아래인 PIT층은 다른 구역보다 35~60㎝ 낮게 설계됐다. 높·낮이 차가 있어 PIT층 내에는 동바리를 설치하는 기존 공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철근이 없는 콘크리트 지지보인 역보(7개) 위로 데크 플레이트(요철 가공 받침판)를 덧대 설치한 채 39층 타설 공정을 진행했다.

특히 높이가 달라지는 구역 내 설치됐던 역보는 철근이 없어 수직 하중을 실제 지탱할 힘은 없고, 자체 하중(30~50t 추정)이 PIT층 바닥 슬래브를 짓눌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PIT층 바닥이 아래로 늘어지면서 역보 하중은 처음엔 수평 방향으로 확장돼 다른 지지보에 무리를 주다가, 중력이 작용하는 수직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39층 타설 공정 중 아래 3개 층(PIT·38·37층)에 동바리만 제대로 설치됐더라면 16개 층 연쇄 붕괴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수사본부는 밝혔다.

붕괴 당일인 지난달 11일 시작된 39층 바닥 슬라브 타설 공사 당시 아래 3개층인 PIT층, 38층, 37층에는 수직 하중을 버텨낼 동바리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36·37층에 설치됐던 동바리는 지난해

12월 29일, 38층 내 동바리는 지난달 8일 해체됐다. 이후 39층 콘크리트 타설 때 다시 동바리를 건물 내로 반입,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바리 조기 철거는 국가건설기준센터 표준 시방서 ‘거푸집·동바리 일반사항’, 현대산업개발 시공 지침 등을 어긴 것이다.

수사본부는 현재까지 공사 관계자 진술·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확인한 붕괴 주요 원인인 ▲PIT층 내 무단 시공 ▲동바리(지지대) 조기 철거 등이 구조 공학적으로도 뒷받침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산업안전보건공단·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각계 전문 기관으로부터 붕괴 원인에 대한 과학적 분석·검증 결과를 차례로 확보할 방침이다.

역보·데크 플레이트 활용 공법 변경이 구조 검토·심의 등이 필요한 ‘설계상 중대한 변경’에 해당하는지도 국토부에 질의, 회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사본부는 국토부 회신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위법 사항을 판가름할 계획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하중이 몰린 PIT층 바닥 슬래브가 (아래로) 늘어지고, 위층에 있던 거푸집이 깨지면서 굳지 않은 콘크리트가 PIT층 천장 슬래브 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몰리면서 함께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기관의 과학적 분석 결과를 확보하는 대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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