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광주·호남 정서로 비쳐져 부담…보수결집 빌미 우려”
추념탑 앞 침묵 연좌 …헌화·분향 없이 먼발치서 묵념만
[광주타임즈]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이어, 6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으나 5·18유족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또다시 ‘반쪽 참배’에 그쳤다.
지역에서는 윤 후보의 참배 무산에 대해 “당연한 저지”라고 옹호의 입장이 있는가 하면, 보수결집 등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교차하고 있다.
‘전두환 옹호’ 발언 이후 두번째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윤 후보는 이날 공식 헌화와 분향을 하지 못하고 묵념만 하고 발길을 돌렸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11시 59분께 경력 200여 명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가운데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앞 민주의 문에 들어섰다.
도착 직후 윤 후보의 참배를 반대하는 5·18 단체와 대학생들은 “전두환 옹호하는 윤석열은 사퇴하라”를 외쳤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 20여 명이 ‘학살자 미화하는 당신이 전두환이다. 국민이 원하는 건 사과 아닌 사퇴’ 라고 쓰여진 대형 현수막을 들었다.
‘학살자 비호하는 자 오월 영령 앞에 설 자격 없다’, ‘망월동에 오지 마라! 학살자의 후예들’ ‘민주화운동을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여기지 말라’, ‘학살자 옹호한 자 광주 땅 밟지 말라’ 등 항의 손팻말도 들었다.
이에 질세라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도 “윤석열”을 연호했다. 앞서 우파·보수 성향 유튜버 등은 확성기를 들고 “선거를 방해하지 말라”는 취지로 윤 후보의 참배에 반발하는 일행에 맞섰다.
3개월 전 당시도 윤 후보는 5·18단체와 광주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직면, 참배단을 20여 m 앞두고 헌화·분향은 하지 못하고 묵념·사과문 낭독만 하고 발길을 돌렸었다.
공식 참배를 하지 못하고 발길은 돌린 윤 후보는 민주광장에 이르러 취재진에게 “분향을 막는 분들이 계셔서 분향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우리 5·18희생자의 영령을 위해 참배는 잘 했다”면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오월의 정신은 항거의 정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두번째 ‘반쪽 참배’와 관련해 지역이 설왕설래 분위기다.
윤 후보의 참배를 가로막은 한 시민은 “거짓과 망언으로 일관하는 후보다.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어떻게 ‘전두환이 5·18과 군사쿠데타를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
전두환에서 어떻게 5·18을 뺼 수 있는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또 ‘반쪽 참배’에 그쳤다는 소식을 들은 한 시민도 “말로만 반성하고 뒤돌아서서 또다시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진정성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진정성 없는 참배는 당연히 저지를 해야하고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선을 30여일 앞두고 윤 후보에 대한 잇따른 참배 저지가 보수층 결집 등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50대 한 시민은 “전두환옹호 발언 이후 한차례 참배 저지를 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번은 아니다. 마치 광주·호남 지역민의 정서가 모두 그런 것 처럼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두번째 참배 저지가 보수결집이나 보수성향의 중도층의 결집에 빌미를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국민의힘의 의도된 참배인지도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