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1.1% 역성장할 것…내년 전망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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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1.1% 역성장할 것…내년 전망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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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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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2020 하반기 경제전망’서 9월 전망치 유지
“4차례 추경 없었으면 -1.6%까지 떨어졌을 것”
내년 3.1% 성장 예상…지난 전망보다 0.4%p↓

 

[광주타임즈]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해 우리경제가 -1.1%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내년에는 3.1% 성장할 것으로 제시했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여전히 정상 성장경로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1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경제가 -1.1%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9월 제시한 수정 전망치를 유지한 셈이다.

KDI는 지난 5월 ‘상반기 경제 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0.2%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지난 9월 -1.1%로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KDI가 한 해에 3차례 경제성장률을 전망한 건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하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이번 경제전망은 4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정부의 통화·금융정책이 모두 반영됐다”며 “4차 추경으로 올해 성장률이 0.5%포인트(p) 상향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4차례 추경이 없었다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1.6%까지 추락했을 거라는 이야기다.

올해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악재로 일찌감치 역성장할 거라는 우려가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지난 6월 전망치(-2.1%)보다는 0.2%p 올렸지만, 역성장 전망은 벗어나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 경제 성장률을 -1.0%로, 한국금융연구원은 -1.2%로 예상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0%, JP모건·노무라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평균 -1.2%를 제시했다. 한국은행도 우리 경제가 -1.3% 성장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지난 6월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올해 성장률 목표를 0.1%로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수정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역성장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국내·외 연구기관 등의 전망대로 올해 우리경제가 역성장한다면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된다.

KDI는 내수 회복이 제한되면서 내년 우리 경제는 3.1%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9월 발표한 성장률(3.5%)보다 0.4%p 내린 수치다. 지난 5월에 제시했던 전망치인 3.9%보다는 0.8%p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 회복을 제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여전히 정상 성장경로를 밑돌 거라고 KDI는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한 소비 활동 위축이 이어지면서 올해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올해 감소 폭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2.4%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상품 수출 개선에 따른 제조업의 회복으로 올해(6.0%)의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며 내년에도 4.7% 증가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건설투자는 토목 부문의 양호한 증가세가 지속되고 주택 건설의 부진도 완화되면서 내년에는 올해(0.0%)보다 높은 2.0% 증가율을 예상했다.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국들이 봉쇄조치를 단행하면서 올해 -4.2% 쪼그라들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는 세계경제의 회복과 함께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상품 부문을 중심으로 3.1% 증가할 전망이다.

상품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품목에 대한 대외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올해(-2.2%)의 부진에서 벗어나 3.7%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품수입은 상품 수출과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4.6%의 증가율이 기대된다. 서비스 수출입은 내년에도 국가 간 인적 이동이 부분적으로 회복되는 데 그치면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구재 소비와 설비투자의 수요 증가에 따른 수입 확대로 올해(624억 달러)보다 감소한 57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상품수지는 수출이 개선되겠으나 설비투자 확대 등에 따른 수입 수요가 더 크게 확대되면서 올해(709억 달러)보다 소폭 감소한 669억 달러 내외의 흑자가 예상된다. 서비스·본원·이전소득수지는 국가 간 인적 이동이 부분적으로 회복되면서 올해(-85억 달러)보다 적자 폭이 소폭 확대된 -91억 달러 내외의 적자가 점쳐진다.

소비자물가는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대인플레이션과 수요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올해(0.5%)에 이어 0.7%의 낮은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근원물가도 수요 회복이 제한되면서 0.6%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서비스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17만명 감소가 예상된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크게 확산했던 지난 3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KDI는 내년에도 취업자 수가 10만명 정도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면서 실업률은 올해(4.0%)보다 소폭 높은 4.1%로 봤다.

정 실장은 “취업자 수는 경기가 개선되는 것 후행으로 따라온다”면서 “경기 회복 속도를 기존 전망보다 조금 느리게 봐서 취업자 수 회복도 느리고 회복 폭도 작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KDI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 대처가 원활하지 못해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세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우리 수출이 다시 크게 위축되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전면적인 대립이 발생할 경우 우리 수출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와 백신이 조기에 광범위하게 보급된다면 서비스업 부진이 완화돼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 실장은 “내년 경기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확장 거시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며 “경제 주체별로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 취약 계층에 좀 더 지원한다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어 “저탄소 경제, 디지털 경제 전환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판 뉴딜·시설 투자를 통해 제도 개혁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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