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말(馬) 지명 142곳…전국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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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말(馬) 지명 142곳…전국 최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2.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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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타임즈] 이영주 기자 = 나주시 성북동 마제촌(馬蹄村). 마을의 지형이 마치 말의 굽과 같이 생겼다 해서 붙여진 고을 이름이다. 담양군 월산면에 자리한 도마산(徒馬山). 산의 생김새가 달리는 말과 같다고 해 붙여졌다. 장흥군 회진면의 '대마리도'라는 섬은 큰 말머리를 닮았다는 뜻에서 비롯됐다.

전남도가 2014년 갑오년(甲午年) 말(午)의 해를 맞아 도내 말 관련 지명을 분석한 결과 모두 142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청마(靑馬) 해는 넘치는 기운과 진취적 기상, 행운을 상징한다. 예로부터 신화와 전설의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 말은 신성한 영물이자 힘과 역동성을 상징하는 동물로 조상들의 삶과 문화에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런 이미지가 지명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리나라 154만여 지명 중 말과 관련된 지명은 744개다. 이 중 전남의 지명이 142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종류별로는 마을 79곳, 산이나 고개 38곳, 섬 25곳 등이다.

섬의 보고(寶庫) 신안이 26곳으로 가장 많고 영광 13곳, 보성 10곳, 무안 9곳, 해남·완도 각각 8곳 등이다. 영암·장성은 각 7곳, 여수·나주·광양·담양·진도 각 6곳, 순천·장흥·강진 각 5곳, 화순 4곳, 곡성 3곳, 고흥·함평 각 1곳 등으로 고루 분포돼 있다.

이는 전남이 예로부터 가축관리가 편리해 말 목장이 많이 설치됐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미난 지명도 적잖다. 오랜 옛날 말을 타고 가다 이곳에 이르면 말에서 내려와 걸어간다 해서 '하마거리'라 불리는 무안의 한 자연마을, 1850년께 이곳에 말을 많이 길러 말 걸음을 시킨 고개라 하여 '말고리재'라 불리는 보성 노동면의 고개 등이 대표적이다.

또 장흥 장평면에는 고려국 장택현 시대에 찰방(察訪)이 과사도중(過事途中) 부락에 역마장을 뒀다 해 '사마정'이라 불렸던 역사적인 의미의 지명도 있고 '갈마' '마산' '마동' 등 중복된 지명도 많다.

말의 형상을 띈 명당 또한 적잖아 '천마산' '갈마' '가마'라 불리는 천마시풍 형의 명당이 순천·담양·보성·영광 등에 있다. '마갈' '갈마도' '거마'라 불리는 '갈마음수'형의 명당이 여수·나주·보성·영암·무안·장성·신안 등에 고루 분포돼 있다.

박종석 전남도 토지관리과장은 2일 "지명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그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앞으로 지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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