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10대 현장검증 '후회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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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 10대 현장검증 '후회눈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3.0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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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장소 들어설 수가 없다"…한 때 실신도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드네요."

'자신의 부모를 무시한다'는 이유로 친척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작은 아버지를 숨지게 하고 할아버지 등 7명을 다치게 한 살인사건의 현장검증이 5일 오전 광주 광산구의 한 주택가에서 실시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피의자 김모(19)씨가 살던 집과 숨진 작은아버지(44)의 집, 인근 골목길 등지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검은색 모자를 눌러 쓴 채 자신의 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집에 들어설 때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또 집 안에 들어서서는 오열하며 잠시 실신하기도 했다.

이후 범행 현장인 작은아버지 집으로 이동한 김씨는 대문 앞에서 '도저히 들어갈 수 없다'며 현장검증을 1분여간 거부하기도 했다.

경찰의 설득 끝에 다시 현장검증에 나선 김씨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허리에 차고 대문을 넘어선 뒤 거실로 들어가 잠들어 있는 친척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당시 상황을 짤막하게 재연했다.

당시 참혹한 현장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집에 들어선 김씨는 현관 앞과 거실 바닥, 이불 등에 낭자한 혈흔을 보며 "왜 내가 이것(현장검증)을 해야 하느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경찰에게 묻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현장검증에 응했으며 경찰의 질문에 대부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범행 현장에 나와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주민 10여 명은 "숨지거나 다친 가족들도, 이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씨 등 모두가 불쌍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웃 김모(49)씨는 "아직 젊은 나이에 공부도 해야 하고 취직도 해야 할 텐데 안타깝다"며 "지난 1일 이사 온 김씨의 작은 아버지 가족들과 잠시 인사만 했을 뿐이지만 사람들이 좋아보였는데 그런 일을 당해 뭐라 표현할 수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옆집에 살고 있는 50대 한 여성은 "사건 전날까지도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들여왔는데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이사 온 것을 축하해 주기 위해 인사를 갈 생각이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진술한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의 재연을 통해 사건 전후 과정을 대조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4일 친척 8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김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3일 오전 0시10분께 광주 광산구 자신의 작은아버지 집에서 잠을 자던 작은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가 하면 할아버지와 할머니 등 모두 7명의 친척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산=양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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