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승진가산점제,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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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승진가산점제, 폐지해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12.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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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학교폭력 승진가산점제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교원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유보·폐지를 요구하며 항의에 나섰다.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승진 점수에 포함시키는 것 자체가 교육의 본질과 동떨어진 발상이다.교사들이 이 점수를 받기 위해 학생들을 이용하는 결과까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승진 가산점은 학교 정원 규모의 30%에 한해 부여하고 학교폭력 고위험군 학교나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우수학교에 한해 대상자 규모를 10% 범위 내에서 감축하거나 증원할 수 있다.

일선 학교는 교사, 학부모, 학교운영위원 등 5~7명으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가산점 부여 대상자를 확정한다. 문제는 학교폭력 가산점이 연 1회 0.1점, 20년 동안 총 2.0점으로 책정되면서 교사들의 승진 당락을 좌우할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교원단체들도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 현장에서 유공 교원 선정을 둘러싸고 불협화음과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고, 가산점 비중도 과다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제도시행을 유보하라는 긴급건의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총은 “가산점 부여 대상자를 학교 교원의 40%로 선정하되 이 중 80%는 담임교사와 학교폭력 업무 담당자로 제한해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예방에 노력하는 일부 부장교사가 제외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돈이나 승진을 미끼로 교사들을 조종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교육부 관료들의 인식이 또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학교폭력 승진가산점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제소를 검토 중이며 파행사례도 모아 발표할 예정이다. 좋은교사운동도 성명에서 “학교폭력 유공자를 배려한다는 명분으로 주어지는 승진가산점이 오히려 학교폭력 유공자의 불평을 조장하고, 오히려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단위학교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나같이 승진 점수가 제공된다면 학교는 승진점수를 따기 위해 학교폭력을 사건화하고 처리 실적을 남겨 규정 점수를 채우는 노력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는 등 반대의 목소리다.

사실,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은 경쟁중심의 교육구조에 있고, 학생들에게 숨 쉴 수 있는 시간마저 제공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일선학교에서 학생간 폭력의 해결보다는 승진가산점 취득 경쟁이 유발돼 학생 생활지도와 관련된 교원들간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학생간의 폭력 문제는 승진 가산점제에서 풀기보다는 담임중심의 생활지도와 학교문화 개선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교사들이 교육의 전문성보다는 승진이라는 사적인 성취에 매달려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교육부는 학교폭력 승진가산점제를 당장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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