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할머니 68년만에 졸업장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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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정신대 할머니 68년만에 졸업장 받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2.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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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능주초 100회 졸업맞아 김재림 할머니에 수여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김재림(83) 할머니가 68년만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됐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전남 화순 능주초등학교는 19일 제100회 졸업식을 맞아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에 대해 졸업장을 재발급해 수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고향 화순의 어머니 품에서 떠나 당시 광주의 친척 집에 기숙하며 가사 일을 돕고 있던 김 할머니는 그해 5월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할 수 있다"는 친척 언니의 말에 무작정 일본으로 떠났다.

하지만 군수업체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 생활은 험난했다.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해방 후 고국에 돌아와서도 '일본군 위안부'라는 편견과 오해를 받으며 수십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평생을 숨죽이며 생활했던 김 할머니가 조각난 어린 시절 기억을 다시 꿰맞추기 위해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이다.

모교인 화순능주초등학교의 문서고에서 일제시대 학적부를 뒤지다 1944년 3월, 31회 졸업생 명단에서 창씨개명 된 김 할머니의 이름이 발견됐다.

화순 능주초교는 올해 '100회' 졸업생을 배출하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이번 졸업식에서 할머니에게 졸업장을 재발급해 수여키로 결정했다.

졸업장을 다시 받게 된 김 할머니는 "68년 만에 졸업식에 다시 선다고 하니 새 신부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렌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김희용, 김선호 공동대표를 비롯해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등도 동행할 예정이다.

한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일제강점기 학교 재학 중 일제에 강제동원 돼 학기를 마치지 못한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해 명예회복을 추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나주초등학교는 6학년 재학 중 1944년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 된 양금덕 할머니 등 2명에 대해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고, 같은 해 순천남초등학교는 일본 군수업체 후지코시 강재공업에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 김정주 할머니에게 졸업장을 재발급했다.
화순=양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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