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박은선 "검사 여러번…수치심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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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논란' 박은선 "검사 여러번…수치심 느껴"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11.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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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광주타임즈] 성별 논란에 휩싸인 여자축구 선수 박은선(27·서울시청)이 5일 밤 페이스북에 억울한 마음을 토로했다,

"한 가정에서 딸로 태어나서 28살이 됐는데 절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저한테 웃으면서 인사해 주시고 걱정해 주셨던 분들이 이렇게 저를 죽이려고 드는 게 제가 고등학교 졸업 후 실업팀에 왔을 때와 비슷한 상황 같아서 더 마음이 아프네요. 그때도 절 데려 가려고 많은 감독님들이 저에게 잘 해주시다 돌변하셨는데 지금도 그렇네요"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낄만한 성별 검사 문제에 대해 스스로 거론하며 안타까움을 대신했다.

"제 상황은 너무 머리 아프네요. 성별 검사도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올림픽 때도 받아서 경기에 출전하고 다했는데 그때도 정말 어린 나이에 기분이 많이 안 좋고 수치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말할 수도 없네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은선은 끝내 분노를 삭힐 수 없었는 듯, "니들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나도 내 일 할련다. 니들은 자식 없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랑 이 소식 들은 우리 엄마랑 우리 오빠 언니는 어떨 것 같냐? 피눈물 흘릴 거다"며 "내가 더 노력해서 니들도 기분 더럽게 해 줄테니까 단단히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 니들 수작 다 보인다. 더 이상 안 넘어진다. 지켜 봐라"는 독기 품은 말로 글을 끝맺었다.

박은선의 소속팀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구단 감독들은 지난 1일 박은선의 성별을 문제삼아 "박은선이 계속 WK리그 경기에 나설 경우 2014년도 시즌에 출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연맹에 전달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몇 명의 감독이 어떤 내용을 요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WK리그는 7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박은선은 180㎝, 74㎏의 건장한 신체에서 나오는 특유의 파워에 바탕을 둔 뛰어난 기량으로 '여자 박주영', '축구 천재'로 불리며 만 17세이던 2003년 처음 대표팀에 발탁돼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5년 동아시아대회 등에서 뛰었다.

그러나 2005년 대표팀 소집훈련 기간 무단 이탈해 축구협회로부터 2년 간 선수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을 비롯해 소속팀에서 이탈과 복귀를 거듭했다. 2010시즌을 끝으로 WK리그 무대를 떠났던 박은선은 축구가 아닌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하다가 1년6개월이 지난 2011년 11월 소속팀에 복귀했다.

그는 올시즌 정규리그 동안 서울시청에서 19골을 기록해 득점 1위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여자실업축구 WK리그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27·서울시청)의 성 정체성을 문제삼아 다음 시즌 리그 불참을 위한 단체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여자프로연맹 관계자는 "서울시청을 제외한 다른 구단 감독들이 모여 박은선이 계속해서 WK리그 경기에 나설 경우 2014년도 시즌에 출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연맹에 전달해 왔다"고 5일 밝혔다.

연맹에 따르면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문서가 연맹에 팩스로 전달됐다. 박은선이 내년 시즌 경기를 뛰지 못하게 하도록 하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몇 명의 감독이 어떤 내용을 요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WK리그는 7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당초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WK리그 구단 단장회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회의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각 구단 감독들이 중심이 돼 논란이 일었고 모든 단장들에게 보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회의가 제대로 성사될 리 없다는 것이 연맹의 관측이다.

박은선은 올시즌 정규리그 동안 서울시청에서 19골을 기록해 득점 1위에 올랐다. 180㎝, 74㎏에 이르는 건장한 신체에서 나오는 특유의 파워 넘치는 플레이 때문에 간간이 성별 논란에 휩싸여 왔다.

그러나 초·중·고교는 물론 실업에 데뷔한 이후에도 줄곧 여자 무대에서 뛰어 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동아시아대회 등에서도 여자 대표팀 소속으로 뛰었다.

연맹 관계자는 "문제를 제기한 감독들은 성적에 목을 멜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연맹은 선수의 인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문제를 조심스럽게 해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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