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운동권 출신들이 결성한 '즐거운커뮤니티 e끌림'에서 활동하면서 북한 김일성방송대학이 김일성·김정일 우상화를 목적으로 제작한 동영상 강의 파일 104개 등을 한양대 학생들에게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이 밖에도 자신의 데스크톱 컴퓨터와 외장하드에 김일성·김정일 노작(勞作) 등 북한 원전 156건과 북한 혁명가요 11곡, 기록영화 244편,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1463점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09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통일 관련 행사에서 북한의 선군 정치 등에 대한 '○×퀴즈' 등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에게 북한의 대남 통일 투쟁 과제와 노선 등을 전파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또 지난 8월15일 진보진영이 주최한 8·15 평화통일대회에 참가해 서울 종로구 YMCA 앞 차로를 무단 점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한양대 대학원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5년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뒤 통합진보당 성동구위원회 선관위원장, 중앙당 대의원 등으로 활동해 왔다.
한편 서울청년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은평경찰서 앞에서 김씨에 대한 구속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당국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김씨가 학생운동의 배후라는 유력한 증거를 내놓지 못했고 컴퓨터에 보관돼 있다는 북한 관련 자료 몇 건을 가지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관련 자료는 통일과 분단 문제에 관심이 있던 김씨가 남북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호기심으로 입수해 열람해 본 정도"라며 "범죄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배포한 바가 없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은 컴퓨터에서 학생운동 관련 문서가 작성됐기 때문에 김씨가 배후 세력이라고 점찍었지만 그 중고 컴퓨터는 김씨가 후배에게 빌려준 것이었다"며 "김씨가 학생운동과 연관돼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