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식품 홍보 억지영어 美네티즌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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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식품 홍보 억지영어 美네티즌 조롱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10.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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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광주타임즈] ‘로맨틱한 버섯’ ‘순수한 배’ ‘엄청난 미역’ ‘고요한 유자차’ ‘행복한 라면’….

뉴욕 맨해튼을 질주하는 관광버스에 도배된 한국농식품 선전물과 홍보 동영상이 억지 영어때문에 미국인들의 조롱을 사고 있다.

문제의 홍보물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이달 19일과 20일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리는 ‘한국식품박람회(K-Food Fair)’와 한국식자재를 알리는 것이다. ‘K-푸드 페어’는 한국 농식품 소비 붐을 조성하기 위해 식품과 문화를 결합한 융합마케팅 행사로 기획됐다.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진행했고 베트남 하노이(9월 26~29일)에 이어 뉴욕(10월 19~20일), LA(10월 23~24일)일, 홍콩(11월 21~23일) 행사를 앞두고 있다.

씨앤블루 등 한국의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한 이 광고는 로맨틱한 버섯(Romantic Mushroom), 순수한 배(Pure Pear), 엄청난 미역(Fabulous Seaweed), 고요한 유자차(Calm Citron Tea), 기분좋은 파프리카(Pleasant Paprika) 건강한 우유(Fit Milk) 등 억지춘향격의 영어와 이해하기 힘든 내용으로 실소를 자아낸다.

네티즌 \'eslwrite\'는 “가방 하나에 형용사를 적은 쪽지들을 집어 넣고, 또 다른 가방 하나에는 음식 이름을 적은 쪽지들을 집어 넣어. 그 다음에 운명에 맡기고 하나씩 뽑아보자. 아마 ‘스파클링 코리아’를 잇는 끝내주는 캐치프레이즈가 나올거야”하고 조롱했다.

또한 “파프리카는 영어권에서 잘 쓰이지도 않는 단어(bell pepper가 많이 쓰임)”. “건강한 우유(Fit Milk)의 ‘Fit’는 차라리 ‘Healthy’ 정도로 썼다면 무난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1분짜리의 동영상 홍보물도 마찬가지다. 매거진 편집자인 로버트 쾰러(Robert Koehler)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냉소적인 반응이 잇따른다.

“Don’t blame me. Blame the Korea Agro-Fisheries Trade Corporation.(나말고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탓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이 영상은 씨앤블루의 멤버 4명과 모델 여연희 등이 팽이버섯, 파프리카, 배, 홍삼, 막걸리, 김치, 라면, 유자차, 고추장 등 총 9개의 식재료를 홍보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Always feeling super, pleasant… 파프리카 앞에 형용사가 몇개냐”, “배가 순수하다는 건지, 배를 먹으면 순수해진다는건지(Pears make you pure)?”, “김치를 먹고 갑자기 팔씨름(Exciting Kimchi)?” 등 갸우뚱한 모습이다.

한국의 식재료를 알린다면서 고추장을 ‘Gochujang’이 아닌 ‘Red Pepper Paste’로 표기하고 일본식 표기인 ‘라멘(Ramen)’이 버젓이 나오는 장면은 “K-Food를 소개하는건지 J-Food를 소개하는건지 모르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자(Yuja) 또한 ‘citron’으로, 팽이버섯(pang-i mushroom)은 ‘mushroom’으로 뭉뚱그리는·등 고유명사를 사용하지 않아 한국 고유의 식료품이라는 것을 부각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의 칼럼니스트 강우성 씨는 “버섯이 왜 로맨틱하고, 파프리카가 왜 기분이 좋고, 라멘이 왜 행복한지 수긍하기 힘들다”면서 “pure pear(순수한 배)라면, ‘한국산 (나주)배를 먹으면 수분과 비타민으로 피부가 순수해진다’라는 스토리를 제시하는게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도시들을 세계화 시키겠다는 의도로 ‘해피 수원, 하이 서울, 잇츠 대전, 파워플 포항’과 같은 어색한 영어를 사용해 브랜딩을 시도했던 촌극이 떠오른다. 인지도 있는 한류 스타들을 내세운다고 억지로 짜 맞춘 영어와 불분명한 메시지의 광고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우성 씨는“한식을 비롯한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유명사의 브랜드화”라면서 “비빔밥(Bibimbap)을 ‘Korean Style Beef Salad Bowl’이라고 하거나, 잡채(Japchae)를 ‘Clear Noodle(투명 국수)’ 등으로 표기하는 한 우리 음식과 식자재의 세계화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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