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진 "연기에 더 목말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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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 "연기에 더 목말라졌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1.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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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훼방꾼' '삼각관계의 패자' '국민 악역'…. 수식어만 들어도 서글프다. 배우의 특권이 다른 이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이라지만, 이런 식이라면 '서글픈 특권'이다.
데뷔 10년차 탤런트 장희진(30)의 이야기다.
KBS 2TV '스파이 명월' '빅'에 이어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연출 유현기)에서도 짝사랑이다. 부족함 없이 자란 변호사 '정선우'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갖지 못한다. 가히 '짝사랑의 아이콘'이라 할만하다.

"이번 캐릭터가 사랑을 많이 받아서 앞으로 이런 캐릭터만 들어올까 겁나요"라면서도 미소를 짓는다. 출연 중인 드라마가 4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드라마에서 악역을 연기하는 만큼 듣는 욕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정선우'를 향한 욕이나 비방은 한번 웃고 넘기지만 장희진과 '정선우'를 동일시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는 가슴이 아파요. 실제로 그렇지는 않거든요."

그럼에도 장희진은 "극을 절정으로 몰아주는 역할인데 내가 연기를 잘 못하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컸다. '이서영'(이보영)의 과거를 폭로하기에 앞서서도 탄력받은 시청률이 떨어질세라 노심초사했다.

"사실 욕을 어느 정도 먹어야 하는 캐릭터인데 만약 민숭민숭하게 연기해서 팽팽한 신경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미가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너무 컸어요."

우려와 다르게 지난 주말 방송이 나간 뒤 방송 게시판과 기사의 댓글에는 '정선우'가 미울 뿐이지 '장희진'이 미운 건 아니라며 그녀를 두둔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몇몇 비방글은 '연기를 잘해서 그런 것'이라는 위로 글에 힘을 잃었다.

"주말드라마를 하면서 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워요.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보였던 거 같아요.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미니시리즈보다는 많은 편이에요. 한 번 더 캐릭터를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전작에 비해 발전한 모습이라 칭찬해주시는 거 같아요. 아직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일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장희진이 인기보다 연기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데뷔 이후 순탄치 않았던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2003년 패션월간 '쎄씨'를 통해 데뷔했을 당시 '제2의 전지현'으로 주목받았지만 대중의 관심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꾸준히 작품을 했지만 작품이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시청률이 높지 않으면 대중들이 잘 모르고 지나쳐요. 그래서 장희진이라는 애가 뭐하다가 나타났지 하는 분들이 많아요."

6편의 영화와 10여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데뷔 당시의 관심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2~3년 전 슬럼프가 왔을 때는 많이 울었어요. 일이 없을 때 배우들은 외로운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매력적이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닌 거 같았어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아야 하는 직업인데 대중의 무관심에 과연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이 맞는 건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슬럼프에서 그녀를 건져 올린 것은 '연기'였다. "연기를 못 놓고 잡고 있었어요. 상황이 최악으로 몰릴수록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지금은 '내 딸 서영이'를 하고 있는 저 자신이 뿌듯해요."

데뷔 10년, 30대에 찾아온 대중의 관심이 반갑다. "작품을 하고 나서 쉬어야겠다는 생각보다 작품이 들어오면 바로 할 생각이에요. 연기에 더 목말라졌어요"라며 웃는다.

"배우라는 직업을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대중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저 스스로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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