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니' 재보선, 與 텃밭만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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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니' 재보선, 與 텃밭만 '시끌'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9.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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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ㆍ화성 사실상 2곳 확정…安 발 빼기로 야권 힘빠져
[정치=광주타임즈] 김용범 기자 = 오는 10월 재·보궐선거가 2~3곳의 초미니 선거로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이에대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기상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선거구는 경북 포항남·울릉과 경기 화성갑 등 두 곳이다. 정치권은 여기에 1~2곳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대법원이 이달 내에 선고기일을 잡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 2곳으로 압축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친박계 원로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경기 화성 갑 지역에 출사표를 내밀면서 지역 내 반발과 당권구도를 놓고 복잡한 상황이 됐다. 초미니 재보선인 탓에 '정권 심판론'의 바람은 차단하겠지만 당내 공천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 텃밭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데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후보를 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다소 긴장감이 떨어졌다. 다만 오는 29일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출마할 지 여부가 야권의 재보선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출마 반발 거세..본선보다 뜨거운 예선

새누리당 고(故) 고희선 의원이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공석이 된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는 뜻하지 않게 격전지로 등장했다. 서청원 전 대표가 정치 복귀와 명예회복 무대로 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성회 전 의원은 물론 고 전 의원의 아들인 고준호 농우바이오 전략기획실 리스크관리팀장도 가세했다.

서 전 대표는 1998년 한나라당 사무총장 시절 박 대통령을 대구 달성 보선에 공천한 후 정치적 인연을 맺은 친박계 원로다. 2008년 총선 때 친박연대를 결성해 돌풍을 일으켰지만 곧바로 공천헌금 사건으로 기소돼 옥고를 치렀다. 이후 지난해 1월 사면 복권됐으며, 새누리당은 지난 4월 서 전 대표의 복당을 승인하고, 상임고문에 위촉했다.

당초 서 전 대표는 충청지역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재보선 지역구가 축소되면서 화성갑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동안 중진 의원들이 연고가 없는 지역구에 전략 공천되는 경우는 왕왕 있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 남구에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후 지난 4월 부산 영도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화성 갑에서 정치 재기를 노려왔던 김성회 전 의원은 "화성에 단 한 달이라도 살아 봤느냐"고 역공을 날렸다. 고 전 의원이 닦아놓은 지역구 기반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는 고준호 팀장도 외부인인 '서청원 때리기'에 가담하면서 지역 여론이 공천 심사의 걸림돌로 등장했다.

특히 서 전 대표가 국회에 다시 입성할 경우 새누리당 당권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무성 의원이 차기 당권주자로 당내 역사연구모임을 만드는 등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서 전 대표가 견제구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무소속 김형태 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받은 경북 포항남·울릉지역에도 서 전 대표의 영향권이 미칠 지 주목된다. 14명의 후보자 중에는 서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서장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출사표를 내밀었다.

이 밖에 김순견 전 새누리당 포항시 남구·울릉군 당협위원장,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 백성기 전 포항공대 총장, 이춘식 전 의원, 이휴원 전 신한은행 부행장 등 정치권에 이름이 알려진 인사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향후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는 추석 연후 직후 면접심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3~4배수로 압축한 뒤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를 공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김빠진 야권…안철수도 발 빼기

안철수 바람도, 정권 심판론도 없는 민주당은 사실상 '김빠진' 선거 분위기를 엿보이고 있다.

재보선 지역구가 10여 곳에서 2~3곳으로 줄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 8개월 평가를 내세우기엔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도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거물급 후보를 내지 않는 한 '반전'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독일에서 유학 중인 손학규 상임고문이 재보선을 통해 정치에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손 고문은 재보선 출마에 묵묵부답이다. 귀국 이후 확실한 입장을 정리하겠지만 신중론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 완산을이 재보선 선거구로 결정될 경우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 나왔지만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0월 재보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야권 차원에서 재보선 무게감은 더욱 떨어졌다. 안 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만약 (재보선 지역구가) 2~3곳으로 크게 축소된다면 구태여 참여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사실상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집중해 신당 창당 등을 비롯해 세력 모으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은 '안철수 변수'를 당분간 배제한 채 국정원 이슈를 부각해 최대한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 화성갑에는 지난 총선에서 고 전 의원에게 4.9%포인트 차이로 낙마했던 민주당 오일용 화성갑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내란 음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과 함께 있는 홍성규 대변인도 출마를 선언했다. 포항 남구·울릉군에는 김두관 행자부장관 특보를 지냈던 허대만 전 포항시의원과 통합진보당 박신용 포항시위원장이 후보로 등록했다.

한편 10월 재보선이 치러지기 위해서는 선거 한 달 전인 오는 9월30일까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야 한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달 내에 추가 선고기일을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두 곳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이다.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나온 지역구는 ▲인천 서구·강화을 ▲인천 계양을 ▲경기 수원을 ▲경기 평택을 ▲충남 서산·태안 ▲전북 전주 완산을 ▲전남 나주·화순 ▲경북 구미갑 ▲서울 서대문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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