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길”…소망품은 시민들
상태바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길”…소망품은 시민들
  • 광주타임즈
  • 승인 2020.01.01 1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름 사이로 고개 내민 첫 태양…맹추위에도 들뜬 새해맞이

[광주타임즈] “빨갛게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기운찬 새해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광주시민들이 경자년(庚子年) 새해 첫 태양을 맞이하며 건강과 풍요를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1일 오전 7시께 광주 남구 금당산 정상 깃대봉에는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 900여 명으로 북적였다.

‘명당’을 선점하고자 밤샘 기다림을 이어가거나 맹추위를 뚫고 새벽길을 나선 해맞이객은 체감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진 한파를 견디며 일출을 기다렸다.

두꺼운 외투와 장갑, 귀마개 등을 갖춰입은 시민들은 한파 속에서 몸을 떨면서도 새해 소원을 마음 속에 새겼다.

시민들의 표정에는 새 출발에 대한 벅찬 기대가 묻어 나왔다.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밝은 미소를 짓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시민도 있었다.

해맞이에 앞서 시민들은 눈을 감고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각오를 되새겼다. 그 사이 200m 가량 되는 연이 날아올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현수막이 펼쳐졌다.

새해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드론 1대도 날아올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낮게 깔린 구름 사이로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떠오른다’, ‘유난히 붉은 것 같다’, ‘기운이 좋다’ 등 추임새를 하거나 양손을 흔들며 올해 첫 태양을 반갑게 맞이했다.

새해 첫 일출의 장관은 7시 37분 여수를 시작으로 광주 7시 41분, 목포 7시 42분 등 시차를 두고 펼쳐졌다.

높은 하늘은 쾌청했으나 대부분 지역에 낮은 구름이 끼면서 수평선과 산등성이에서 솟구치는 태양을 감상하는 행운을 모든 해맞이객이 누리지는 못했다.

“일출이 운치 있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장관이다”, “태양이 힘차게 올라 올 한해 좋은 일만 생기려나 보다”

시민들은 태양이 떠오르는 능선 사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거듭 감탄했다. 휴대전화 카메라 등을 꺼내 일출 장면을 촬영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 중년부부는 눈을 감고 손을 모아 떠오르는 태양에 새해 소원을 비는 모습이었다. 산에 함께 오른 취업준비생들은 태양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1시간 가량 기다린 끝에 첫 해를 맞이한 시민들은 기쁜 표정으로 ‘흰 쥐의 해’에 이루고 싶은 각자의 소망을 표현했다.

동창생들과 함께 산에 오른 정환빈(62)씨는 “새해에는 그동안 실종된 정치가 복원돼 대화·타협의 정치가 실현되길 바란다”면서 “얼어 붙은 남북관계가 복원돼 오늘 함께 온 친구들과 금강산 관광을 하고 싶다”고밝혔다.

아버지와 함께 해를 맞이한 초등학생 윤지성(11)군은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2월에 태권도 승단 심사가 있는데 꼭 검은띠를 따고 싶다”고 소원했다.

이순옥(52·여)씨는 “가족이 건강하고나라가 평안했으면 좋겠다. 또 아들이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남편의 사업이 번창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고 말했다.

정정이(41·여)씨는 “학부모 입장에선 해마다 자녀교육 걱정이 늘어난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새해에는 조금 더 의젓해지길 바란다. 서민 경제가 어려운데 올해 경기가 회복돼 모두가 웃을 수 있길 기도한다”며 밝게 웃었다.

취업 준비생 차유빈(24·여)씨는 “지난해 졸업을 앞두고 마음만 다급해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올해는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자격증 취득하겠다. 취업 목표를 반드시 이루고 싶다”고 다짐했다.

류시열(78)씨는 “150만 광주시민들이 건강하고 잘 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산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고3이 되는 큰 손자가 건강 잃지 않고 좋은 입시 성과를 거두길 원한다”고 전했다.

해맞이객은 날이 완전히 밝고 나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가족, 친구, 연인과 소망을 기원하며 여운을 즐겼다.

너릿재, 금당산, 어등산, 삼각산 등 광주 도심 근교의 일출명소마다 새해 첫 일출을 보려는 시민이 모여들었다.

전남에서는 일출 여행을 떠난 관광객으로 여수 향일암, 해남 땅끝마을, 고흥 남열해수욕장 등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가 전날 늦은 오후부터 정체를 빚었다.

보성 율포해변에서는 1박 2일 일정의 ‘송구영신’ 행사가 펼쳐져 많은 여행객이 2019년 마지막 밤과 2020년 첫 아침을 함께 보냈다.

전날 자정에 맞춰 시작된 불꽃쇼를 관람한 해맞이객은 동틀 무렵 다시 해변으로 모여들어 일출을 감상했다.

무등산국립공원의 일출 명소인 장불재는 입산 통제가 풀린 새벽 4시부터 해맞이객들이 산행에 나섰다.

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원효분소를 통과한 등산객만 1000여명으로 추산됐다”며 “맹추위에도 다행히 별다른 안전사고는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