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보수와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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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보수와 보수
  • 광주타임즈
  • 승인 2019.10.2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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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광주타임즈]본지 필진 작가 임장영=60대 중반고개를 넘으면서도 나는 젊은이들의 상징인 진보적 기질에 뒤처지고 있다는 반성을 하기가 싫다.

왜냐면, 언론을 통해서 만나는 요사이 2·30대 일부 젊은이들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해 타산적이며 사회적 정의감이 상실된 뉴스들을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하긴 기성의 어른들이 우리 젊은이들을 이렇게 까지 변질시킨 근본의 책임을 절감해야 될 것이다.

미국 유학을 하고 30대 초반 정치에 몸을 담아 각종 언론을 들락거리면서 우리 젊은이들의 수구화에 은연 중 기여하고 있는 한 젊은 정치신인을 지켜보면서, 간혹 내 자식이라면 내가 얼마나 부끄러울까 생각되어지기도 했다.

물론 더 많은 우리의 자식들이 당당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위안 삼는다.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정치에 정의감으로 항거하며 내 또래 친구들이 목숨을 걸었던 80년대 그 당시 엄혹한 시대환경, 난 그 또래들에게 부채의식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그런 내 생각에 87년 6월 혁명이후 우리 젊은이들이 처한 정치환경은 요순시대와 같다. 그러함에도 적잖은 젊은이들이 본능적 정의감과 사회개혁 진보라는 혈기를 거스르고 있는 현상은 부모세대인 우리의 잘못이 크다.

우리의 젊은 시절 그 많은 또래들의 희생을 제물삼아 오늘날의 정치현실이 존재한다. 나와 같이 부채의식을 가져야 될 똑같은 나의 60대들이 사회정치적으로 눈에 띄게 수구화 되어 가는 현상을 느끼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 생각과 함께 현재 나의 또래들과 우리 2세들에게 눈앞의 코딱지만한 사익보다는 공동체 공익에 눈을 돌리어 개혁적 자세를 가져 보자는, 그렇게 해야 우리 현재 노력이 두고두고 빛날 수 있다는 우정의 외침을 날리고 싶다.

아담한 한 교회 목사가 학생들을 앉혀놓고 강연을 하고 있다. 소도시 지역이라 교인들이 많은 정도는 아니지만 중·고등학교 학생 20여 명 정도 돼 보였다.

50대 중반의 목사는 확신에 찬 어조로 열변을 토한다. “한국의 진보세력들이 나라를 북한 김정은에게 통째로 넘기려 하고 있다. 청와대를 대통령을 포함해서 모두 김일성 주사파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도 불안하고 경제도 파탄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대변인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한 여학생이 갑자기 손을 들고 질문을 던진다. “목사님! 목사님 말씀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대변인이면 문재인대통령께 불만이 가득한 내용을 이렇게 말씀 하시면 목사님이랑 우리는 다 잡혀가서 감옥살이 하는 것 아니예요?”

곧바로 목사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나라이기 때문에 경찰이 함부로 잡아가질 못한다. 걱정마라”

이어 학생은 “아니 목사님께서 좀 전에 문재인대통령이 공산주의 대장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하셨잖아요. 근데 왜 또 민주주의 나라라고 하세요?”목사는 “보수 세력들이 정권을 잡아야 나라가 발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황한 연설을 또 이어간다.

한 남학생이 또 이어 질문을 한다. “목사님은 보수 세력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왜 남북한 평화협력을 반대하세요? 보수는 민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남북한 한민족이 평화롭게 교류하면서 전쟁을 하지 않아야 옳은 일 아니겠습니까?”

또 목사가 말 한다 “공산당과는 대화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공산화되기 때문에 대화를 해서는 안 된다”

즉시 질문이 이어진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힘으로 겨루다 보면 전쟁이 날 가능성이 있고. 전쟁을 하게 되면 우리 같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게 되잖아요?”

누가 어른인지 누가 학생인지 내용만 들어서는 얼른 분간이 가지 않는 참 딱한 대화가 오고 간다.목사는 아랑곳없이 열변을 또 이어간다. “문재인대통령이 경제는 살릴 생각 안하고 김정은 살릴 생각만한다”

즉시 한 학생이 대꾸 한다. “목사님! 문재인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지도록 북한과 미국을 중재하기 위해 김정은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던데요?”

이번에는 목사가 이야기 방향을 돌린다. “우리 보수세력은 일본과 미국과 긴밀히 협조해서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와 진보세력들이 일본과 갈등을 빚고 반미정책으로 안보를 불안하게 하고 있으며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학생은 다시 “목사님! 우리나라 안보는 평화가 곧 최대 안보 아닙니까? 그래서 평화 유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안보를 튼튼히 하는 길이고 평화로워야 장사도 잘되고 안정되어 경제가 좋을 것 아닌가요?”

지켜보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수구보수와 건전한 보수의 갈림길에서 저 목사는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기를 바라며 저런 말을 할까!

공동체 구성원의 이념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되 그 목적달성의 과정에서 약간의 방법 차이로 나타내져야 된다는 것이 나의 평소 지론이다.

내 정치적 이념성향은 인권·남북문제와 대일·대미·대중 외교문제로 기준 삼는다. 철저하게 미래 우리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우리 후손들에게 이로울 것인지 생각하면서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그룹을 응원한다.

다만 급격한 변화와 충동적 정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진보라는 분류보다 중도보수라고 스스로 분류 한다. 앞서 대화의 목사와 같은 분들을 나와 같은 넓은 범위의 보수라고 말하기가 싫고, 그 부류의 사람들이 보수라고 말하는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지금 우리사회에 강자의 편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며,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진영이 있다. 또 그들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실존한다.

그러나 그들의 인권의식, 남북 냉전기조유지·대미 대일 극단적 의존외교 심리까지도 지지 하는 국민을 나는 보수라고 일컫기 싫다.

그 정치진영과 적극지지자들은 다 수구파보수이다. 그들은 우리민족의 장래나 우리 후손들의 미래 비전은 아랑곳없으며 오로지 현재 그들의 정파와 진영의 이익만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민족 숙원인 남북평화협력과 통일에 어깃장을 놀 일이 없다.

20세기초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친일의 향수와 암울했던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권위시대 냉전논리를 신봉, ‘유전무죄 무전유죄’ 갑의 위상만을 그리는 향수로 가득 차 있으며 결과적으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자는 기미를 그들에게서 발견하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수구보수 세력이라고 부른다.

<작가 임장영 본사 필진>
필자는 스스로 사회정치적 성향이 중도보수임을 표방하고 있다. 앞으로 독자들께서 단 한 줄이라도 공감하기를 원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는 초입에 나의 심경을 말하고자한다. 한 줄의 작문이라도 공표함에는 작자의 함량 최대를 동원함은 말할 나위없다. 그러면서 필자가 그때그때 바라보고 있는 장소·청중의 성향 등등이 고려 될 것이다. 저잣거리에서 먹고살기 바쁜, 또 가슴속에 본능적으로 정의라는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성실한 생활인들, 사회의 진보개혁이라는 미래지향적 사고방식에 공감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항상 우리사회의 바람직한 진화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보자는 제안의 심정으로 혼신을 다해 작문에 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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