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고 짓을 땅 없고 농협은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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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줄고 짓을 땅 없고 농협은 '시큰둥'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6.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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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허브' 산지 종합유통센터 3년째 '지지부진'
도, 인적 네트워크 적극 활용 추진 재가동
[전남=광주타임즈] 황종성 기자 = 전남도가 소와 돼지의 생산에서 판매까지 허브 역할을 맡을 산지 축산물 종합유통센터 건립에 행정력을 쏟고 있으나 안팎의 악재로 3년째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남 밖으로 반출돼 도축되는 소가 한해 수만 마리에 이르고 이에 따른 유통손실액 만도 수백억원에 달해 유통구조를 대폭 개선한 대형 축산물 패커(Packer, 축산물 도축·가공·유통 일괄 시스템)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 농협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자금 반영이 가시화되면서 600억원 규모의 산지 축산물 종합유통센터 건립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일괄 관리가 가능한 산지 대형 패커가 들어설 경우 우선 유통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축산 농가에서 수집, 도축, 가공, 중간 유통업체(도매상), 대형 유통업체(소매상), 소비자로 이어지는 7단계 유통이 생산자와 패커, 소비자 3단계로 간소화돼 축산물의 소비자 가격이 10%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게 도의 판단이다.

또 전국 도축·가공시설의 45%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된 편중현상도 완화시킬 수 있고, 연간 6만 마리의 전남산(産) 소가 외부로 반출되면서 우려되는 가축전염병이나 환경오염 가능성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산지 유통센터가 건립되고 나면 마리당 35만원씩, 연간 2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유통비용도 아낄 수 있다는 게 도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진행된 농협의 신·경(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이후 애당초 6조원으로 예상됐던 농협구조개선 자금이 5조원으로 줄면서 전남을 비롯, 전국 6개 지역에 건립키로 한 산지 축산물 종합유통센터에 예기찮은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농협중앙회가 '경제성이 없다'며 대형 패커 건립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다 임원진 교체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종합유통센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여차하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남이 유력 후보지로 삼았던 함평의 한 식품회사와 농협간의 도축장 인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부지 확보도 공중에 뜬 상태가 됐다.

이에 따라 도는 소요사업비 300억원에 대한 국비지원이 시급하다고 보고, 전남 출신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예산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생산자 단체와 손잡고 농축산부와 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최근 전남지사 농업특보로 위촉된 이덕수 전 농협 농업경제대표이사를 활용한 인적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도내 도축장이 대부분 영세하다보니 유통량의 절반만 도축·가공된 뒤 외지로 나가고, 나머지 절반은 아예 산 채로 반출되고 있다"며 "산지에서 직접 도축·가공한 소를 수도권 등지에서 소비해도 얼마든지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지역 소 사육량은 49만 마리로 경북에 이어 전국 2위, 돼지 사육량은 98만 마리로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와 돼지를 통틀어 국내 축산물 점유율은 20%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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