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잇단 실패도 값진 자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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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잇단 실패도 값진 자양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2.11.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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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 예정시각 오후 4시를 16분여 남겨놓고 발사 카운트다운이 또다시 중단됐다.
2단 추력방향제어기(TVC)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일부 전기신호(전류)의 이상으로 발사가 취소됐다. 지난달 26일 1단의 ‘어댑터 블록’ 문제로 발사가 연기된 데 이어 이날 2단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면서 발사체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나로호는 이미 지난 2009년과 2010년 1, 2차 발사 때도 연기의 과정을 겪은 바 있어 그 어느때보다도 실망과 허탈감이 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달 발사 연기 이후 철저한 점검을 통한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교과부 측도 “부품 교체 뒤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발사 성공을 자신하는 모습이었다. 나로호는 1단과 2단으로 구성된 발사체로 상단은 우리나라가, 하단은 러시아가 제작했다. 지난번엔 러시아가, 이번에 한국이 책임지고 있는 파트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기립됐던 나로호를 다시 조립동으로 옮겨 1,2단을 분리한 뒤 다시 발사 준비를 해야하는 등 절차가 필요해 발사예비일인 다음달 5일은 물론 연내 재발사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재발사 일정은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 이후 결정된다. 파트너인 러시아와의 계약에 따르면 발사는 내년 4월까지 가능하며 3차 발사까지로 한정돼 있다. 지금까지 나로호 발사가 연기되거나 실패한 것은 모두 일곱 번이다. 2009년 8월 11일, 19일 등 두 번의 연기 후 첫 번째 발사가 이뤄졌지만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다. 2010년 6월 9일에는 발사 직전 소방시설 문제로 발사가 연기됐다. 다음 날인 10일에는 발사 시도 후 137.19초 만에 연락이 두절됐다. 그리고 지난달 26일에는 연료주입 중 부품 고장으로 발사가 연기됐다.
실제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나 일본의 H2A 로켓 등 이 같은 예는 선진국에서도 흔하게 일어나지만, 우리기술이 전적으로 부족한 상태인 나로호의 잇단 연기는 걱정과 조바심은 남다르다.
그래도 이번 연기로 우리의 위성기술은 선진국에 버금가는 수준이지만 궤도에 올릴 발사체 기술은 아직 미흡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이제 잇단 실패와 연기 자체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값진 자양분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차라리 우주 과학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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