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로박람회 성료…운영 2%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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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로박람회 성료…운영 2% 부족했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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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잘못된 수요 예측,수용 계획
찜통더위속 대혼잡 상담포기 학생 속출

[전남=광주타임즈] 황종성 기자 = 전남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2013 전남 진로박람회'가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힘 입어 상황리에 폐막됐으나 운영 면에서는 크고 작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 수만 명의 학생들이 한정된 공간에 몰리면서 인파에 밀려 진로탐색 또는 상담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했고, 인솔교사와 참여기관 관계자들마저 "고쳐야할 문제점이 많다"는데 입을 모았다.

26일 전남도 교육청 등에 따르면 '꿈 찾아 떠나는 진로 테마여행'이라는 주제로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3 전남 진로박람회(Career Expo)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4일 폐막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전남지역 247개 중학교 1∼3학년생을 중심으로 4만 명 가까운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참여했다. 곡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생들도 동참했다.

적성검사를 할 수 있는 '꿈꾸는역', 다양한 직업을 탐색해 볼 수 있는 '꿈찾는역', 대학 학과와 진로상담을 할 수 있는 '꿈상담역', 직업과 학과를 체험하는 '꿈체험역', 미래를 설계해 보는 '꿈설계역' 등 5개역(驛) 106개 부스에는 연일 학생들로 넘쳐났다.

25개 초·중·고 진로동아리들이 마련한 다채로운 공연과 전문직업인 특강, 특성화 고교 홍보존, 교육기부존, 조리실습과 승마체험 코너도 행사기간 내내 북적댔다.

그러나 사흘 동안 4만 명에 육박하는 인파가 좁은 실내체육관으로 몰리면서 1차적으로 수용에 한계를 드러냈다. 출·퇴근시 수도권 지하철을 방불케 하는 대 혼잡이 빚어지면서 차분하고 깊이 있는 상담과 체험은 상당 부분 불가능했다.

한 중3 학생은 "1시간 넘도록 사람들에 휩쓸려 다니느라 이수증 도장을 한 곳도 찍지 못했다"며 "몇몇 친구들은 아예 체육관 스탠드나 체육관 밖 매점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학생은 "학교에서 1인당 6개 부스 도장을 꼭 받아오라고 했는데 기다리다 지쳐 그냥 포기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메인 행사장인 체육관은 찜통을 방불케 했다. 한 교사는 "에어컨을 틀었다고는 하는데 체감온도는 30도를 훨씬 넘는 것 같다"며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온몸이 땀에 젖었다"고 하소연했다. "'인간 난로' 탓에 행사장이 사우나로 변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일부 섬 지역 학생들은 버스 편으로 2시간 넘게 달려 행사장에 도착했지만 인파와 더위에 지쳐 진로교육을 접고 행선지를 부랴부랴 제2의 장소로 옮기기도 했다.

주차장과 화장실도 수용 한계를 넘겨 몸살을 앓았고, 일부 참여기관 부스는 오전 내내 운영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인솔교사는 "취지나 콘텐츠는 좋은데 수요 예측이나 수용 계획이 잘못돼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행사기간을 늘려 학생들을 분산시키던지,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든지, 야외에 대형 행사용 텐트를 마련하든지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 한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는 직업과 학과 체험의 기회가 부족했던 지역 청소년에게 다양한 진로정보를 제공하는 기회가 됐다"면서도 "지난해에 비해 행사장 면적이 상대적으로 줄고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예기치 않은 불편이 초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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