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미국 앞잡이'라 모함
상태바
이승만 '미국 앞잡이'라 모함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12.08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타임즈]논설위원 고운석= 허버트 스펜서는 교육의 최대 목표는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라 했고, 괴테는 가장 유능한 자는 가장 배우는 자라 했고, C.P.페기는 교육의 위기는 교육의 위기가 아니라 생명의 위기라 하고 있다. 한데 지금 대한민국은 국사교과서 논쟁이 뜨겁다.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로막는다고 국정교과서를 결사 반대하는 측과 이미 좌로 물든 교과서를 바로잡기 위해 검인정으로는 안된다는 시각이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다. 그런데 J.네루는 “역사를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마음이 끌리고 흥미있는 것은 역사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일이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교과서 논쟁을 바라보는 또 한편은 이를 경제도 어려운데 교과서 논쟁으로 국론을 분열시킬 필요가 있느냐 하는 다소 자조적인 주장도 있다. 먹고 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젊은 세대가 한국을 패배의 나라라고 비하하는 것도 민생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데 인터넷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데 교과서가 좀 잘못되었다고 문제가 있느냐 하는 의견도 있다.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장차 인터넷에서 대세를 차지하기 때문에 교과서 왜곡은 문제가 많다.

한국 현대사는 이승만이 출발점이다.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건국이 되었든 아니면 정부수립이 되었든 이의 중심에는 이승만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으로 보느냐, 아니면 미국의 앞잡이로 보느냐 여부에 따라 이승만에 대한 평가가 180도 달라진다. 이승만을 미국의 앞잡이로 보는 사람들의 주장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즉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할 때 미국의 지원을 받았고 귀국 후 미국의 지시에 따라 남한 지역에 민족을 분단하는 단독 정부를 수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또는 이승만 연구의 권위자인 이호 목사는 주장하고 있다.

이승만은 미국을 공산주의의 실체를 모르는 어린아이 취급을 하였다. 미국은 당시 모스크바협상에서 소련과 합의한 한반도 통일 임시정부 수립을 지지하고 있었다. 그 당시 미국과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함께 싸운 동맹 국가였다.

그러나 이승만은 공산당이 결국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통일임시정부보다는 남한에서 단독정부수립이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처음에는 합작을 하다가 세력이 커지면 반대파를 피로 숙청하는 것이 공산당의 고전적인 수법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았다. 그만큼 공산주의의 실체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이런 이승만을 미군정이 적대시하고 심지어 정계에서 퇴출시키려고 노력하였다.

이승만은 진주만 기습이 있기 전에 일본의 야심을 간파하고 미국에서 이를 예언하는 책을 썼다. 진주만 기습이 있자 미국에서 이 책이 인기를 얻었다. 이승만은 이 책에서 자유민주주의 최대 적은 천황전체주의 또는 공산전체주의라고 밝혔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눈을 감고 이승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불가하다. 사람에게 공가가 있기 마련인데 김일성의 공을 부각시키고 이승만의 과를 강조하는 것을 다양화 내지 민주화라고 주장 할 수 없다.

지금 국정은 획일화이고 검인정은 다양화라는 프레임으로 국정교과서 반대 운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본질은 검인정이라는 보호막 속에서 자행되는 역사 왜곡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는 역사학자 뿐만아니라 역사교과서를 읽는 모든 국민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좌우 진영사이에 역사 평가에 대해 대립되는 것이 있으면 이에대한 논박을 치열하게 전개해야 한다.

정부는 교과서 논쟁이 소모적이 되지 않으려면 가칭 ‘현대사 토론방’ 사이트를 개설하고 역사학자 뿐만아니라 한국 현대사에 관련이 있는 모든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끝장 토론을 통해 접점을 찾을 수도 있고, 비록 의견차가 있어도 왜 의견차가 있는지를 밝히면 국민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민적 토론을 거쳐 정립되는 것들을 중심으로 국정교과서에 담을 수 있다. 현대사는 국사 전공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금 한반도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현대사의 주인공이다.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위대한 역사를 창조한 국민에 의해 역사는 기술되어야 한다. 생명의 위기가 오지 않도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