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응원단 위해 기숙사 비워” 조선대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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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응원단 위해 기숙사 비워” 조선대 시끌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5.2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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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U대회 숙소로 활용” 일방적 퇴실 공고
방학 중 학생 360여명 거리로 나앉을 위기
“사전 조율·대안 제시도 없이 내쫓아” 반발

[광주=광주타임즈]진태호 기자=조선대학교가 기숙사 일부 공간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 북한 응원단 숙소로 활용하기 위해 방학 기간 퇴실해 줄 것을 학생들에게 요구해 논란이다.

26일 조선대에 따르면 대학은 광주U대회 기간 북한 응원단 숙소로 잠정 결정된 900여명 수용 규모의 '글로벌하우스'와 '백악학사'(1000여명), 120여명의 외국인 학생이 사용하고 있는 '그린빌리지' 등 3곳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지난 22일 글로벌하우스 기숙사 게시판에는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석하는 북한 선수 응원단의 숙소로 글로벌하우스가 선택 될 경우 다음달 22일부터 7월16일까지 남녀학사 전체 이용이 중단됨을 알려드리니 참고하기 바랍니다(퇴실해야 함)' 라는 내용의 공고문이 게시됐다.

학생들은 사전 의견 조율 없이 이뤄진 학교 측의 일방적 퇴실 공고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방학기간 조선대 기숙사 학생 이용률은 평균 40%정도로 글로벌하우스의 경우 360여명이 학교 인근의 숙소를 알아봐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또 글로벌하우스가 북한 응원단 숙소로 최종 확정이 되면 다음달 말까지 기말고사가 예정된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 100여명은 시험을 치르는 중에 기숙사를 비워줘야 한다.

특히 외국인 기숙사 '그린빌리지'는 방학기간 리모델링 공사가 예정돼 있어 귀국하지 않고 학교에 머무는 학생 40여명도 글로벌하우스로 옮기는 것으로 확정이 됐지만 북한 응원단 숙소로 결정될 경우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백악학사는 타 국가 임원들의 숙소로 계약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학기간에도 기숙사에 머물며 공부를 할 계획을 세운 학생들은 대안 제시 없는 학교 측의 일방적 통보에 난처한 입장이다.

조선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2000여명이 학교의 일방적 행정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내용에 반응했으며 300여개의 성토 댓글이 순식간에 게시됐다.

기숙사를 이용하는 한 학생은 "조선대가 북한식 의견 결정 방식이 좋아 보였는지"라며 "가장 자유롭고 합리적이어야 할 대학이 이런 모습을 보여 앞날이 캄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한 학생은 "공고문을 보고 학교 인근 숙소를 알아봤지만 단기적으로 머물수 있는 곳은 없었고 오히려 웃돈을 요구해 포기했다"며 "대학교 기숙사가 학생들을 위해 운영돼야 하는 것인데 당장 갈 곳이 없어지게 생겼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 학생은 "(북한 응원단 참가 여부가) 아직 결정도 되지 않았는데 협의도 없이 퇴실을 요구하면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며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일방적 통보에 따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조선대 측은 "공고문은 이날 오전 떼어냈으며 경찰 등 국가기관 관계자들이 최근들어 자주 방문해 '글로벌하우스가 북한 응원단 숙소로 최적이다'며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응원단 숙소는 보안 사항으로 7월에 열리는 광주U대회를 앞두고 까지 공개가 안된 상태에서 학생들이 방학을 맞으면 더 큰 혼란이 있을 것 같아 미리 알려 주기 위해 공고문을 부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U대회 북한 응원단 파견은 현재 조직위와 관계부처가 협의를 통해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육상, 다이빙, 기계체조, 리듬체조, 탁구, 유도 등 6개의 개인종목과 여자축구와 핸드볼 등 2개의 단체종목 총 8개 종목에 108명의 선수와 임원을 파견하기 위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을 통해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광주U대회는 21개 종목에 170여개국, 2만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오는 7월3일부터 14일까지 광주와 전남 곳곳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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