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환경산업진흥원·조달청 ‘혈세 낭비’ 책임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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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환경산업진흥원·조달청 ‘혈세 낭비’ 책임공방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10.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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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원 “입찰과정서 걸러져야”
조달청 “정상 절차 밟아 계약”
[전남=광주타임즈]정재춘 기자=(재)전남 환경산업진흥원(이하 전남 진흥원)이 44억여원의 장비납품을 계약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혈세 낭비와 업체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입찰을 진행한 조달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달청은 수요기관의 요구에 맞는 정상적 절차에 따라 계약이 이뤄졌다고 반박하는 등 두 기관이 논란에 대한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19일 전남 환경산업진흥원(이하 전남 진흥원)과 조달청에 따르면 전남 진흥원은 지난 9월 경쟁 입찰을 통해 ‘LC/MS/MS’ 장비를 Y업체와 43만9300달러에 계약했다. 이 과정에서 전남 진흥원은 같은 업체 제품, 비슷한 성능의 장비를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보다 9300여만원 가량 비싸게 사들였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와 비교하면 중요 성능이 5분의1 수준에 불과해 1억원 정도 싼 장비를 진흥원은 거의 비슷한 가격(44만여 달러)에 구매한 셈이다.

조달청은 진흥원이 ‘LC/MS/MS’ 장비에 대한 제대로 된 시장 수요 조사를 하지 않은 탓에 비싸게 구입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달청 계약 담당자는 “업체끼리 제대로 경쟁을 붙였다면 가격이 떨어졌을 것”이라며 “서울과 인천은 사전 조사를 통해 가격을 다운시켰고 진흥원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전남 진흥원은 “장비 가격에 대한 최종 계약은 조달청에서 수행하며 조달청은 장비 구입가격 데이터베이스가 있다”며 “(우리는)전문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에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조달청에 구매를 의뢰하며 조달 수수료까지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런데도 만약 우리가 정말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장비를 구매했다면 조달청이 방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달청은 “장비 구매를 대행하고 있지만 적절한 규격과 장비 가격은 수요기관과 업체 등 시장에서 형성하고 결정한다”고 반박했다.

전남 진흥원은 19개 품목, 41억7000만원의 계약 중 Y업체 또는 Y업체의 계열사와 9개 품목, 12억7000만원을 계약했다.

문제가 불거지면서 현재 입찰이 중단된 1개 품목 역시 Y업체 낙찰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이 경우 Y업체는 19개 품목 중 절반이 넘는 10개 품목, 15억원 가량의 장비 계약을 따내게 된다. 전문가들마저도 “지금껏 본 적 없는 이례적인 독점 계약”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에 대해 조달청 계약 담당자는 “진흥원이 Y업체와 경쟁 업체의 장비를 부적합, 탈락시키면서 사실상 단독 입찰, 수의 계약에 가까운 형태로 대부분 계약이 진행됐다”며 “개찰 결과에 대한 업체들의 이의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지 않고 계약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진흥원은 업체 몰아주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조달청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진흥원은 “구매의뢰를 하면 조달청은 ‘외자 구매업무 처리규정’에 따라 구매규격의 경쟁 가능성 여부, 구매규격이 성능 위주로 작성됐는지 여부 등을 검토한다”며 “입찰서 검토 결과 규격 적격자가 1개 업체일(단독 입찰일) 경우 문제가 있다면 조달청이 제한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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