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검경에 ‘유병언 사망’ 영구미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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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 검경에 ‘유병언 사망’ 영구미제 됐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8.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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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검찰과 경찰의 초동 공조수사 미흡으로 유병언씨 사망 원인이 영구 미제로 남게 됐다.

경찰은 한달여 동안이나 집중적인 수사를 벌이고도 정확한 사망 원인이나 이동 경로 등에 대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유병언 사망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 19일 백승호 전남지방경찰청장이 직접 나서 순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하고 "유병언의 사망이 범죄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할 단서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28일 동안 2회에 걸친 부검, 법의학·법곤충학·생태환경 분석, 주요 장소에 대한 정밀 감식 등 과학 수사와 함께 구속 피의자 조사, 송치재 인근 주민·버스기사·자영업자 등 1천400여명에 대한 탐문 수사 등 연인원 3천800여명을 동원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수사 결과 타살 흔적이 없다는 사실 등 그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밝혀진 수준에서 더 진척된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유씨 사망의 원인이나 시점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동선 파악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단지 사망 시점이 적어도 6월 2일 이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한다는 결과를 내놓았을 뿐이다.

특히 유씨 동선 파악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변사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경찰이 최근에 확보한 변사 현장 인근 회사에 설치된 영상에서 5월 29일 오전 11시 30분께 누군가 학구삼거리 쪽에서 변사현장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으나 국과수로부터 "해상도가 낮아 판독이 곤란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유씨의 이동 동선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 지은 셈이다.

송치재 별장 인근에서 유씨 시신 옆에 있던 것과 같은 보해골드 소주병에 이어 시신 발견 지점 근처에서 유씨가 소지하고 있던 것과 같은 비료포대, 중간 지점에서 `워터인워터` 생수병 등이 발견됐지만 이들과 유씨 이동 경로의 연관성도 찾지 못했다.

이 밖에도 경찰은 유씨의 측근이나 친인척을 통해 유씨의 평소 생활 습관과 환경 등을 확인하고 금수원 도피 조력자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새로운 사실보다는 기존에 내려진 결론을 보강하는 진술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쨌거나 검경의 불협화음으로 수사도 사망 뒤처리도 아마추어적 허점을 수없이 연발한채 명확한 진실을 드러내지 못하고 사실상 미궁에 남겨두게 됐다.

검경의 무능에 따른 40일 잠적 미스터리는 전 국민적 음모론은 물론 사회불안과 국론분열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간 검경 수뇌부 책임론이 나오는 것은 단순히 유병언을 놓쳐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사 능력, 보고 체계, 근무 기강 등에서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경의 통렬한 반성과 함께 복무기강 다잡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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