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행불자 가족의 눈물 “내 아들 살아만 있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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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행불자 가족의 눈물 “내 아들 살아만 있어다오”
  • /박소원 기자
  • 승인 2023.05.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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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진상조사위단, 이창현군 마지막 행적 확인
계엄군 버스서 목격…해외 입양 가능성도 제기
18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이창현군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뉴시스
18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이창현군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뉴시스

 

[광주타임즈]박소원 기자=5·18 43주기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 행방불명자 묘역, 이창현군의 어머니 김말임(77)씨의 통곡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군의 누나 이선영(54)씨도 가묘의 묘비를 바라보며 애통해했다.

모녀는 5·18진상조사위원회가 아들·동생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묘소를 찾았다. 누나는 동생이 좋아한 샌드위치와 요구트르를 챙겨 묘지 사진 앞에 뒀다. 

어머니는 “아이고 내 아들아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라며 앳된 창현의 사진을 쓰다듬었다.
 
묘비 뒷면에는 ‘내 아들 창현이를 아버지 가슴에 묻는다’라고 새겨져 있다. 아버지 이귀복씨는 지난해 숨졌다.

아들은 1980년 5월19일 양동 집을 나서 광주역으로 가다가 사라졌다.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가족은 실종된 아들을 찾으려했지만 당시 광주 외곽이 봉쇄되면서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창현은 19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연행되는 광주시민들 사이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고, 연행자가 실린 버스에서 수습대책위 이종기 변호사가 데리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프랑스 사진가 패트릭 쇼벨이 창현이 버스에 오르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5·18조사위에 기증하면서 밝혀졌다. 

5·18조사위는 창현이 해외로 입양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간직한 채 당시 군인들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 

“입양시설 또는 복지관에서 살아있다는 서류 흔적 만이라도 있었으면 한다. 군인들이 우리 아들을 어디로 데려갔는지 말해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누나는 동생의 자취를 찾으려면 5·18조사위가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조사위는 올해 12월 활동이 종료된다. 

누나는 “가족들은 지난 40여년 간 가슴에 묻고 산 가족의 행적이 점차 드러나고 있어 생존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5·18조사위의 추적과 기록물 조사가 이어져 동생뿐 아니라 다른 행방불명자들의 진실도 밝혀지길 바란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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