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용쇼크 최악 지나”…제조업 반등은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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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용쇼크 최악 지나”…제조업 반등은 역부족
  • /전효정 기자
  • 승인 2020.06.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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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수, 4월 -48만→5월 -39만…감소세 완화
기재차관 “美 고용 서프라이즈와 비슷” 평가도
제조업은 석달째 부진…서비스업 기지개와 대조
‘잠재 위험군’ 일시휴직자는 여전히 100만명대

 

[광주타임즈]전효정 기자=지난 5월 취업자 수 감소폭이 4월에 비해 소폭이나마 완화되면서 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쇼크가 “최악은 지났다”는 평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나타난 소비 반등세가 내수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서비스업과 달리 제조업 부문에서는 사태가 더욱 악화돼 전체적인 경기 반등 흐름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만2000명(-1.4%) 감소했다. 전월인 4월(-47만6000명) 바닥을 치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4월 당시 취업자 수 감소폭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2월(-65만8000명)에 버금가는 숫자로, 고용쇼크라 불렸다.

이같은 지난달 지표를 두고 여전히 코로나19 고용충격이 지속되고 있지만 그 정도는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면서 대면 서비스업을 위주로 업황 회복세가 서서히 나타면서다. 지난달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18만3000명으로 4월(-21만2000명)보다 축소됐다.

온라인 개학과 학원 개강 등으로 교육서비스업 감소폭(-7만명)도 4월(-13만명)보다 줄어들었다. 예술·스포츠·여가업(+2만8000명), 운수·창고업(+5만명) 등에서도 증가폭이 확대됐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속단해선 안 되겠지만 코로나19의 1차 고용시장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특히 지난달 미국 고용시장에서 나타난 ‘깜짝 반등’과 유사한 변화라고도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50만개 증가해 실업률이 1.4%포인트(p) 감소하는 등 시장 우려와 정반대 호조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급등, 소위 ‘V자’ 반등에 대한 기대감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지난달 국내 실업자가12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3000명(11.6%) 증가했고 실업률 역시 4.5%로 0.5%p 상승, 일제히 1996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실업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간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던 비경제활동인구가 일자리를 찾아 고용시장으로 나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거나 연기됐던 기업들의 채용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은 55만5000명으로 4월(+83만1000명)보다 27만6000명 축소됐다. 통계청은 감소분 가운데 60% 정도는 취업에 성공해 취업자로, 나머지 40%는 여전히 구직에 성공하지 못해 실업자로 분류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상황이 계속 개선될 것이라 해석하기에는 한참 이르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특히 우리 주력산업이자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5만7000명 감소, 석 달째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서비스업에 비해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았던 제조업이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부진 여파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수출입 제한이 있으면서 자동차 및 트레일러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된 게 가장 큰 영향”이라고 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일시휴직자도 부담이다. 일시휴직자는 주당 근로시간이 ‘0시간’이지만 취업자 신분을 유지, 코로나19 여파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던 이들이다.

일시휴직자 증가폭은 68만5000명으로 4월(+113만명)보다는 축소됐지만 여전히 100만명대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향후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가 악화되는 경우 실업자로 쏟아져 나올 소지가 있는 이들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 감소폭 완화를 60세 이상 노인일자리 증가세가 견인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취업자가 증가한 연령은 60세 이상(+30만2000명)으로, 코로나19에 중단됐던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재개된 영향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반해 20대(-13만4000명), 30대(-18만3000명), 40대(-18만7000명), 50대(-14만명) 등 나라 경제의 핵심 노동력을 이루는 세대들은 부진이 여전한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시휴직자가 여전히 100만명을 넘고 있는 데다 서비스업에서의 회복세도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가 재개된 데 따른 결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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