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자격 완화, 지정비율 조정 등 필요"
12일 광주시 교육청과 전남도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33곳 가운데 7곳이 재공고에도 지원자가 아예 없어 공모학교 지정이 철회됐다.
광주는 용산초·각화초·문정초 등 3곳, 전남은 보성 겸백초·고흥 동강초·고흥 금산중·여수고 등 4곳이다.
이 가운데 여수고는 반드시 교장공모제를 해야 하는 자율형 공립고인데다 현 교장이 다음 달 말 정년퇴직할 예정이어서 교장 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추가 공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차 공모에서는 광주 10개 지정학교 중 10곳 모두, 전남은 23개 지정학교 중 18곳이 단독 지원하거나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재공고를 했다.
교장공모제가 이처럼 외면받는 데는 대략 3∼4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은 공모가 사실상 교장 자격증 소지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 할 경합 없이도 교장 승진이 때가 되면 이뤄지기 때문에 애써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깔렸다는 해석이다.
감사원이 공모교장 응시자들의 자기소개서 표절을 지적한 이후 지원자가 더 감소한 측면도 있다.
또 일부 젊은 장학사들이 공모에 응시해 임용될 경우 중임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임기 4년을 넘어 최대 16년까지 교장직을 유지할 수도 있어 공모제가 자칫 ‘출세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도 기피 원인이 되고 있다.
소규모 변두리 학교가 많고 교장 퇴직자 수의 3분의 1 이상을 공모교장 학교로 지정하도록 한 점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일선 학교 한 관계자는 “지원 자격을 완화하고, 공모학교 지정비율을 낮추거나 자율에 맡기는 시스템적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한 겉도는 공모제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장공모제는 2006년 처음 도입됐다.
공모제 교장은 임기 4년으로 전체 교원의 절반가량을 초빙할 수 있고 재정 지원과 함께 자율경영권 등을 부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