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기' 진정한 주인공은 '박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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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기' 진정한 주인공은 '박민하'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8.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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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 딸 열연...출연진.관객 모두 입이 '쩍'

[연예=광주타임즈] 천재소녀는 연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또 즐기고 있었다.

장혁(37) 수애(33)의 재난 영화 ‘감기’(감독 김성수)에서 워킹맘이자 싱글맘인 여주인공 ‘인애’(수애)의 딸 ‘미르’를 열연, 출연진과 관객 모두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 박민하(6) 얘기다.

박민하는 변종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국가적 재난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감염내과 전문의인 엄마와 구급대원 ‘지구’(장혁)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숱한 사건과 위기에 맞서는 어린 소녀의 용기를 표현한다. 그렇다고 어른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모처럼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다 엄마를 다시 일터에 빼앗기자 태연한 척 하면서도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모습 등 어린 아이다운 천진난만함도 생생하게 그려낸다. 박민하의 비중이나 위치가 얼마나 크고 높은지 주연 배우의 이름을 쓸 때 장혁과 수애만 적으면 왠지 벌을 받을 것 같은 기분마저 들 정도다.

박민하는 SBS 박찬민(39) 아나운서의 3녀 중 막내다. 만 3세 때인 2011년 아버지와 함께 SBS TV 예능프로그램 ‘붕어빵’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그해 MBC TV 드라마 ‘불굴의 며느리’를 통해 연기 데뷔했다. 같은 방송사 드라마 ‘신들의 만찬’(2012)에 이어 출연한 작품이 ‘감기’이며 스크린 데뷔작이다.

박민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고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초롱초롱한 눈빛과 번져가는 미소가 만족감을 드러낸다.

‘연기가 왜 좋으냐’는 질문에 “연기를 하고 나면 다들 좋아해주고 잘했다고 칭찬도 해주시거든요”라고 답한다. “리허설하지 말고 바로 슛하면 좋겠어요”라며 열정을 숨기지 못한다.

박민하는 ‘감기’ 출연진이 14일 경기 성남 분당을 시작으로 15, 17일 서울, 18일 인천에서 하는 거의 모든 무대인사에 참가한다. 하루에 8곳 가까운 영화관을 돌며 10여 회 관객 앞에 서는 강행군이지만 힘든 줄도 모른다.

“무대 인사를 가면 극장 안에 사람들이 가득한데 다들 좋아해주고, 귀엽다고 해주세요. 그래서 재미있고좋아요. 힘드냐고요? 아니요. 중간중간 쉴 수도 있구요. 다리가 아프면 방방 뛰면 되죠. 무엇보다 제가 우리 가족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수애 이모와도 함께 다닐 수 있어서 기뻐요.”

박민하는 모든 장래희망을 연습할 수 있는 것으로 연기를 받아들이고 있다.

“저는 선생님도 되고 싶고, 의사도 되고 싶고, 동물을 돌보는 사람도 되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아요. 그런데 제가 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잖아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 다 해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평생 연기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이 돼보고 싶어요.” 과연, ‘천재’다.

‘감기’에서 모녀의 연을 맺은 수애는 “지난해 여름 ‘감기’를 촬영할 때 (박)민하는 한글을 읽지 못했지만 엄마가 대사를 읽어주면 그것을 외워서 다 했을 정도”라면서 “현장에서 갑자기 대사가 바뀌는 경우도 많았는데 민하는 이미 대사를 외워온 상태에서도 바뀐 대사들을 바로 외우고, 감정까지 새로 잡아서 하더라”며 놀라워했다.

“예쁘고, 똑똑하다. 결혼 생각은 없지만 민하 같은 딸은 갖고 싶다”는 수애는 자신이 주연한 SBS TV 드라마 ‘야왕’(2013)의 딸 역할로 박민하를 추천, 동반 출연한 것으로 애정을 표현했다.

연기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는 말에 박민하는 “고맙습니다”라며 ‘배꼽인사’를 했다. 그러면서도 “‘감기’를 그 동안 두 번 봤는데 볼 때마다 느낀 것이지만 수애 이모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정말 연기를 잘하세요. 그래서 부끄러워요. 다음에 다른 것을 할 때는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돼요”라고 다짐했다.

미르를 어떻게 연기했느냐는 물음에는 “저는 연기를 할 때 그 사람이 되려고 해요”라고 털어놓았다. 성인 배우들에게서 익히 들어온 ‘캐릭터에 녹아든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일곱 살짜리의 입에서 나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답변이다.

“이번에 미르를 연기할 때는 제가 미르라면 어떤 기분일까 싶었어요. 저는 엄마가 늘 곁에서 모든 것을 챙겨주는데 미르는 의사인 엄마와 계속 떨어져 있어야 하잖아요. 그걸 떠올리니 눈물도 나고, 외롭기도 했죠.”

박민하는 “‘감기’를 찍을 때는 한글을 잘 몰랐지만 지금은 많이 배웠어요”라면서 “요즘은 영어 공부도 시작했어요. 열심히 해야죠”라고 전했다.

농반진반 할리우드 진출도 원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네, 하고 싶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음 말을 기다렸다. “어렸을 때 미국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놀이공원에 간 것 외에는 많이 가보지 못했어요. 미국에 가면 여기저기 많이 가볼 수 있겠죠.”

천재이긴 하지만 아직 순수한 아이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다행스럽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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