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최강전 '아우들 반란'
상태바
농구최강전 '아우들 반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8.18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민구·김종규·이종현 등 프로 능가

김민구
[스포츠=광주타임즈] 과거 농구대잔치의 가장 큰 매력 중 한 가지는 대학팀들이 선배인 실업팀들을 꺾는데 있었다. 연세대가 상무를 꺾고 대학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던 1994~1994 농구대잔치는 지금도 회자된다.

2회째를 맞은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유독 '형보다 나은 아우'들이 많이 눈에 띈다.

16년 만에 월드컵 출전권을 따는데 기여한 대학생 국가대표들이 선두주자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회 베스트5에 뽑힌 김민구(22·경희대)는 16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혼자 27점을 쓸어 담으며 경희대의 70-56 승리를 이끌었다.

5어시스트와 8리바운드를 곁들여 다재다능한 모습이었다. 김민구는 수치적인 기록을 떠나 화려하면서도 실속있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프로 선배들보다 훨씬 여유로운 자세까지 엿보였다.

폭발적인 외곽슛과 클러치 능력을 겸비해 '김민구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기 김종규(22·경희대)도 프로보다 높은 높이를 앞세워 존재감을 뽐냈다. 김종규는 이 경기에서 17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무릎이 성치 않았지만 방해가 되지 못했다.

'달리는 빅맨'의 이점을 잘 살려 KCC의 수비를 붕괴했다. 수비에서는 가공할 높이를 앞세워 화끈한 블록슛을 선보였다.

다음달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김민구, 김종규와 함께 예상 지명순위 1~3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가드 두경민(22·경희대)도 20점을 올렸다. 태극마크를 단 동기들과 달리 TV중계로 한국 경기를 지켜본 그는 독이 잔뜩 올랐다.

빠른 스피드와 폭발적인 공격력이 장점이다. 본인은 부담스럽다며 꺼리지만 '제2의 양동근'으로 불린지 오래다.

김종규와 함께 한국의 골밑을 책임졌던 이종현(19·고려대)은 17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 진짜 위력을 과시했다. 25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4블록슛이라는 믿기 힘든 기록을 냈다.

존재 자체가 위협적이었다. 매치업 상대였던 김승원은 5반칙 퇴장을 당해 끝내 이종현을 버티지 못했다. 206cm의 큰 신장임에도 발놀림이 좋고 기동력이 준수한 장점이 있다. 프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자원이다.

이종현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의 내로라하는 빅맨들과 맞붙은 후,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이승현(21·고려대)도 이번 대회를 통해 아쉬움을 털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15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2개 성공이 눈에 띈다. 이승현은 인사이드와 미들레인지가 주 활동반경이지만 3점슛을 장착했다.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껴 합숙훈련을 할 때, 197cm라는 애매한(?) 신장 때문에 장기적으로 3점슛을 장착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곧장 실행했다.

이승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프로 감독들로부터 가장 많이 호평을 들었던 선수다. 프로의 약속된 수비와 기습적인 대응에도 당황하지 않고 풀어가는 모습에 전창진 KT 감독은 혀를 내둘렀다. 힘과 뛰어난 패스 능력으로 공격과 팀 플레이를 영리하게 소화한다.

문성곤(20·고려대)은 독보적이라는 인상을 주지는 못했지만 장신 슈터로서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는다. 194cm의 신장에도 3점슛이 정확하고 공수전환과 수비도 준수하다. 미완의 대기이지만 유재학 감독의 부름을 받은 모습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이밖에 최준용, 허웅(이상 연세대), 정효근, 이재도(이상 한양대), 한호빈(이상 건국대) 등도 형들을 깜짝 놀라게 한 대학생들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5개 대학팀 중 경희대와 고려대만 나란히 프로팀을 격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경희대는 동부-모비스 승자와, 고려대는 KT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형들을 꺾겠다는 아우들의 의지가 대단하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