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편, 우려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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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편, 우려가 더 크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8.0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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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파격적인데다 의외성까지 더해 말들이 많다.

박 대통령은 비서실장에 74세의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정무수석에 박준우 전 주유럽연합ㆍ벨기에 대사를, 민정수석에 홍경식 전 서울고검장을, 미래전략수석에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회장을, 고용복지수석에 최원영 전 보건복지부 차관을 임명했다.

취임 5개월 만에 청와대 참모 절반을 교체한 셈이다.

새누리당 측은 애써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려 하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민주당 측은 공안통치의 부활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후퇴를 의미하는 인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먼저 김 비서실장은 과거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간여했고, 고 육영수 여사 저격범인 문세광을 직접 심문했고, 박 대통령에 대해 지근에서 오랜 세월 정치적 자문을 해온 ‘원로 7인회’의 멤버인데다, 최근에 재단법인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을 맡는 등 박 대통령과는 누구보다 더 각별한 인연을 지닌 인물이다.

하지만 21년 전에 민주주의를 훼손했던 그 당사자가 이렇게 나섰다면 새누리당 측에서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걸림돌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에 불만을 품고 장외로 나간 민주당이 “과거에 많은 공작정치를 한 사람으로서 엄중한 정국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평가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6일 "아무리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한다고 해도 대선 전후 정치공작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시점에서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인사였다"고 평가 절하했다.

더 우려가 커지는 것은 정무수석의 낯선 기용 부분이다.

외교관 출신이 정무수석에 발탁된 경우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새누리당 지도부조차 지금 정무수석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몇 달째 끌고 있는 NLL 정국을 다른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인데 극적인 정치력을 발휘 해낼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하여튼 청와대로써나 국민들로써나 소모적인 정쟁으로 꼬인 정국을 해소하고 장외 정국을 풀자면 탁월한 정치적 감각이 필요한 때인데, 이번 청와대 개편이 민심 수용이 아니라 민심 불복으로 읽혀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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