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으로 책 잘팔리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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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으로 책 잘팔리게 하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7.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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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논설위원 고운석 = 책은 위대한 천재가 인류에게 남긴 유산이며, 그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손들에게 주는 선물로써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전달된다.

한데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쓴 미국의 대문호 헤밍웨이와 ‘위대한 개츠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쓴 스콧피츠제럴드는 역사상 대표적인 라이벌이었다.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가 처음 만났을 때 헤밍웨이는 유명하지 않은 신인 작가였지만, 헤밍웨이의 재능을 알아본 당시 유명 작가 피츠제럴드는 헤밍웨이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 피츠제럴드의 도움으로 첫 장편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한 헤밍웨이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우정으로 쓰인 작품’이라고 책부제에 실으며 둘의 우정을 과시할 정도였다.

하지만 헤밍웨이가 ‘무기여 잘 있거라’ 등을 발표하며 미국 출판업계의 화려한 별로 떠오르게 된 이후 피츠제럴드에 대한 비난을 하기 시작하며 둘 사이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같은시대를 산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는 작가로서 경쟁하고 때때로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둘은 서로를 라이벌로 인정하고 각자의 재능을 꽃피우는데 도움을 주고 받았다.

자, 이제 융합독서를 통해 두 작가의 삶을 따라다닌 ‘경쟁’에 대해 살펴보자. 남자와 여자, 늘 사랑하고 친하기만 할까? ‘여자 대 남자’(봄나무)는 주인공 바비와 홀리를 중심으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자와 남자간의 경쟁과 갈등을 담은 이야기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 아이들의 모습과 심리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는데 이를통해 여성과 남성에 대한 고정된 성관념을 깰 수 있다.

또, 여자와 남자는 대결구도가 아닌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존재임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 볼 수 있는 경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손에 잡히는 사회교과서-경제’(길벗스쿨)는 경제에 대한 개념을 시작으로 생산, 소비, 유통의 각 단계와 그와 연관된 여러 요소들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되어 있다.

기업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는 더 싸고 좋은 제품을 살 수 있지만, 담합이 생기기도 하고 가격 출혈 전쟁이 극심해지는 등 생산자 간의 과열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경쟁이 인류의 경제활동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고, 바람직한 경쟁의 태도를 생각할 수 있다. 자연에서 사는 동물들은 어떻게 경쟁하며 생존할까? ‘다윈 원정대-작은 다윈 7인의 갈라파고스 특별 체험기’(동아사이언스)는 동물들의 경쟁을 다룬 책으로, 일곱명의 어린이가 다윈이 발표한 진화론의 중요한 근거가 된 갈라파고스 원정을 체험하는 이야기다.

다윈 원정대의 탐험을 통해 진화론에 대해 이해하고, 진화의 결과인 동물들의 특이한 습성과 모습이 생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해해본다. 경쟁이 즐거운가, 아니면 경쟁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가? 책을 다 읽은 후, 경쟁이 만연한 이 시대를 생각해보면 경쟁이 사회 발전에 효과적인지 그렇지 않은지 토론해 볼 수 있다. 하나마나 운동 경기를 보더라도 경쟁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다.

한데 한국에선 이런 경쟁을 하지않고, 출판계가 작가와 짜고 책 사재기를 한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떠돈다. 이를 보다못한 소설가 황석영씨가 출판계의 책 사재기 관행을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대한 전속 고발권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있어 직접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언론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법리검토를 한 결과, 적용할 수 있는 법조항이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사항"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과 관련한 사항이라 검찰이 현 단계에서 수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황씨는 등단 50년작 ‘여울물 소리’가 출판사측의 사재기로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절필을 선언하고,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출판계의 책 사재기 관행을 검찰이 수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처럼 경쟁을 통해 책이 잘 팔리는 작가가 돼도록 노력해야 이런일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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