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종 여객기 기피…“마음 무거워”
[광주타임즈]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여행객들 사이에서 웃돈을 주고 다른 항공사를 재예매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뉴시스에 따르면, 제주항공 티켓 예매자들 중 ‘취소 후 재예매’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여행객 A씨는 “당장 내일 제주항공으로 후쿠오카를 갈 계획이었는데 사고난 기종과 같은 기종이라 취소했다”며 “다행히 여행사 수수료를 제외하고는 티켓 가격은 전부 돌려받았다. 좀 비싸도 다른 항공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객인 B씨도 “가족과 다함께 가는 여행이 바로 며칠 뒤인데 취소하려니 마음이 갑갑하다”며 “무료 취소가 된다고 하니 걱정은 덜었지만 여행 출발도 전에 마음이 무거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이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과실 등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참사가 발생한 직후인 만큼 같은 기종의 여객기를 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틀 후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C씨도 “당장 다음 주라 숙소 예약 취소가 어려워 난감했다”며 “그래도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마음이 불편해 다른 항공사로 재예매했다”라고 썼다.
사고가 난 비행기 기종과 예매 비행기 기종이 같은지 확인하라는 조언도 줄을 이었다. 제주항공 참사의 여객기 기종은 보잉의 B737-800이다. 이날 오전 같은 기종의 김포공항발 제주항공 여객기 지시계통 이상으로 회항했다.
제주항공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한 고객들의 문의에 무료 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대행사를 통해 예매한 경우에는 취소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행객은 “대행사에서 예매했는데 취소 수수료가 15만원이라고 하더라”고 했고, 또 다른 여행객은 “25만원 손해를 봤지만 취소했다”며 “불안하게 가는 것보단 다른 항공사를 타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전날 오전 9시3분께 공항 착륙 도중 랜딩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를 이탈했다. 이후 공항 외벽과 충돌했다.
사고여객기에는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했다. 태국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 전원이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