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신당行은 소설…민주당 입장 견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7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상대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노원병 지역구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이번 만남을 놓고 안 후보 측이 선거전략 차원에서 박 시장과의 인맥을 활용, 소위 '공중전' 전술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중구 정동 달개비 식당에서 박 시장과 만나 4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배석했던 무소속 송호창 의원에 따르면 이날 주요 화제는 노원병 지역구 현안이었다.
안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계동 주민들로부터 들은 뉴타운, 높은 장애인 비율, 창동 지하철기지 이전 등 현안을 박 시장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시장은 선거 중립 의무 탓에 즉답을 피한 채 "노원구에 현안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정도의 반응만 보이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안 해결 약속을 받아내진 못했지만 안 후보는 노원구 현안을 박 시장에게 전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역량을 지역구 주민들에게 과시한 셈이 됐다.
나아가 이날 박 시장으로부터 "정치권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달라"는 말을 들은 것 역시 간접적으로 지지 표현을 받아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가 박 시장을 통해 이른바 공중전을 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상대 후보 측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역 현안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서울시장과의 인연은 실로 노원병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노원병 출마 후보자 관계자는 "서울시장과 만난 것은 정치적으로 선거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겠냐"며 "다음 주부터는 지역주민들을 만날 때 서울시장과 만나서 풀어보겠다는 식으로 유세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민주통합당 소속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날 안 후보와 회동이 정치권에 회자되자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통화에서 '안 후보와 함께 민주당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사람이라는 게 기본적인 원리, 원칙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민주당 당원으로서 당의 입장을 언제나 견지해야 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반박했다.
전날 안 후보와 만남에 관해선 "안 교수님과의 인간적인 관계, 또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한번 그야말로 인사차원에서 만났던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안 후보가 전날 박 시장에게 노원병 현안을 설명한 것을 놓고는 "본인이 특별한 현안에 대해 이렇게 해 달라, 저렇게 해 달라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며 해명한 뒤 "바닥 민심을 잘 이해하는 게 참 중요하다는 덕담차원의 얘기들을 나눴다"고 대화 분위기를 전했다.
이 밖에 서울 노원병에서 야권 분열조짐이 나타나는 점에 관해선 "이번에도 정치권 전체에 좀 좋은 기운들이 살아나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야권연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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