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도 노마스크…엔데믹 첫날 우려반·기대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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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도 노마스크…엔데믹 첫날 우려반·기대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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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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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 의무 해제된 의원·약국에서도 대부분 마스크 써
“아직 벗기 좀” 신중한 반응…대학병원선 지침 혼선도
교실·급식실 칸막이 사라진 학교는 일상 회복 ‘기지개’
코로나19 확산 3년 4개월 만에 감염병 경보가 ‘경계’로 완화된 1일 오전 광주 북구청 1층 로비에서 보건소 의료진과 아이들이 ‘투명 칸막이’에 엔데믹 환영 메시지를 쓰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확산 3년 4개월 만에 감염병 경보가 ‘경계’로 완화된 1일 오전 광주 북구청 1층 로비에서 보건소 의료진과 아이들이 ‘투명 칸막이’에 엔데믹 환영 메시지를 쓰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아직 병원에서 마스크 벗기는 좀…” “일상 회복 체감돼요.”

국내 유행 3년 4개월 만에 사실상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로 접어든 1일 광주시민들은 바뀐 방역 지침에 어색해하면서도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이비인후과의원. 진료 순서를 기다리던 한 어머니는 턱에 걸치고 있던 자녀의 마스크를 코 끝까지 올려 씌웠다. 한 환자도 병원 입구 들어서자 손에 들고 있던 마스크를 다시 착용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한 환자는 다른 환자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자 두리번 거리며 멋쩍어했다.

의원 측도 호흡기 질환 전파 우려가 있는 만큼 벽면에 부착한 기존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떼지 않고 그대로 뒀다.

의원 입구와 안내 데스크엔 ‘우리 의료기관은 마스크 미착용자 출입을 통제합니다’, ‘마스크 의무 착용’ 문구가 그대로 붙어있었다. 손 소독제도 비치돼 있었다.

이광호(44)씨는 “여러 환자가 오가기 때문에 몸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도 병원에서만큼은 마스크를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의원을 찾은 오현영(47·여)씨는 “의원에선 마스크 벗어도 된다고 알고 있다. 그렇지만 환자가 밀집한 병원에서는 불안해서 쓰고 다니는게 낫다”고 말했다.

남구 주월동 한 정형외과의원에도 이른 아침부터 대기 환자 30여 명 중 80% 이상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북구 운암동 한 내과의원에서도 진료를 기다리던 환자 7명 중 단 1명 만이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마스크를 콧대까지 끌어올린 채 띄엄띄엄 떨어져 앉아 있었다. 
한 환자는 병원에 들어선 직후 주변 눈치를 살피다, 재빠르게 주머니 속 마스크를 꺼내 썼다.

의원 측도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권고는 유지되고 있는 만큼, 방역 지침 변경 사실을 따로 알리지 않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있던 정순태(63)씨는 “마스크를 쓰면 아무래도 호흡이 가쁘고 갑갑한 느낌이 든다. 요즘처럼 후덥지근하고 더운 날씨에선 더욱 불편하다. 홀가분하다”며 엔데믹을 반겼다.              

 

최경래(73·여)씨는 “호흡기가 좋지 않아 정부 지침과 상관 없이 마스크를 무조건 쓰려 한다. 이제는 코로나19가 걸려도 정부의 의료적·경제적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마스크를 안 썼다가 코로나19라도 걸리면 가족들까지 성가신 일이 생긴다. 내 건강은 직접 챙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약국에서도 대부분 손님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대학가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유현숙 (46)씨는 “조제약 처방 손님은 대부분 병원에서부터 마스크를 쓰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일반 의약품 구입 손님들도 입구 앞에만 들어서면 의식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들어온다”면서 “다만 주변에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영향인지, 간혹 ‘노마스크’ 손님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광주 도심 한 대학병원에선 마스크 착용을 두고 혼선도 빚어졌다.

의원·약국은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지만 중·대형 의료기관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한다.

병원 방문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썼지만 일부는 방역 지침을 착각, 마스크 없이 병원에 들어섰다. 대학병원 측도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입구에 “병원은 아직 마스크 착용” 문구가 적힌 안내판을 세워뒀다. 

안내요원은 입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입장한 방문객들에게 착용을 안내했다. 마스크를 아예 두고 온 방문객을 위해선 비치해놓은 마스크를 건네기도 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한 여성은 “아, 병원은 착용해야 하나요? 다 해제된 줄 알았어요”라면서 당황해하기도 했다.

반면 이날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학교에서는 활기가 넘치며 ‘엔데믹’을 실감케 했다.

광주 북구 경신여고에서는 지난해 학력평가 당시까지만해도 책상마다 설치해놨던 투명 칸막이를 치웠다.

칸막이가 차지하던 책상 가장자리에는 물과 초콜릿 등 간식이 놓였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자제하던 교실 내 취식이 각 학교 단위 지침에 따라 가능해지면서다.

자율적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면서 학생들은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험을 준비했다.

서로 시험 준비에 대한 안부를 묻거나 복습 과정에서 궁금한 대목을 공유하는 등 코로나19 유행 직전 일상으로 돌아온 듯했다.

다만 학교 측은 감기 증상이 있는 학생, 교직원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윤다경(18)양은 “올해 초부터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면서 학교 생활이 편해졌다. 더 이상 수업 내내 마스크를 강제로 쓰지 않아도 된다”며 “하나씩 펜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고3으로 올라온 시기에 발 맞춰 방역이 완화돼 다행스럽다”고 했다.

김채원(18)양도 “급식실 이동 과정에서도 통제가 줄었고 급식실 내 칸막이도 사라졌다. 남은 마지막 학교 생활은 코로나19와 방역 문제 걱정 없이 보내고 싶다”고 했다.

이날 학력평가 교내 응시를 희망한 코로나19 확진 학생 일부는 따로 마련된 교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진 학생은 자택 응시가 권고됐다. 그러나 학교 측은 방역 수준이 전반적으로 완화된 만큼, 등교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이처럼 조치했다.

정문영 경신여고 교감은 “학기 단위로 지침이 적용되고 있어 올해 초부터 방역 규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중”이라며 “대부분의 체계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보다 나은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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