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인정하고 긍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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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인정하고 긍정하라
  • 광주타임즈
  • 승인 2022.12.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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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광타춘추]박상주 주필=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도라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듸 업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고려 말, 조선 초의 성리학자 야은(冶隱) ‘길재(吉再)’ 선생은 조선 개국 후 옛 고려의 수도 개경을 바라보며 이렇게 읊조렸다. 

영원할 것 같았던 500년 고려(高麗) 왕조가 허무하게 몰락한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나는 시조(時調)다.

또한 사자성어에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말이 있다.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모든 현상은 시시각각으로 생성되고 소멸하며 항상 변천한다는 것으로 한 마디로 “이 세상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어려운 일도, 어떤 즐거운 일도 영원하지 않다. 모두 한때이다.

어느날 세존이 제자들에게 묻기를, “너희는 나를 보았느냐.” 

“예, 하고 보았다.” 했습니다.

“너희는 내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예,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했다. 이때에 세존은, “아니다. 그것은 잘못 보고, 잘못 생각한 것이다. 너희가 보았다는 나는 이미 지금의 내가 아니라, 변해버린 과거의 나를 본 것이다. 너희가 보고 있는 나는 지금도 변해가고 있다.

그렇다. 내 모습은 단 일초 일각도 머무를 수가 없어서 자꾸만 변해가고 있는데 어느 때의 나를 보았다고 하느냐. 너희는 나를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할 뿐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느리라”라고 했다.

모양이 있는 것은 다 변해간다. 만물의 영장이란 사람도 예외일순 없다. 

만리장성을 쌓고 삼신산 불로초를 찾던 진시황제도, 변해가는 것은 막지를 못했다.

그래서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다. 또한 고어에 ‘인무십일호 화무십일홍(人無十日好 花無十日紅)’이라는 말도 있다. 이는 ‘사람의 좋은 일과 붉은 꽃의 아름다움은 열흘을 넘지 못한다.’는 뜻이다. 

현재의 우주를 팽창하는 우주라 하며 지금도 끊임없는 운동으로 시시각각 변화한다. 따라서 우주의 한 부분인 태양계 조금 더 작게 보아 행성 우주 또한 단 한 순간도 멈춤 없이 끊임없이 운동하고 변화하니 세상에 불변이 어디있을까?

이처럼 진실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날씨도 한번도 같음을 반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이를 부정하고 오해하여 영원과 불변을 외친다. 

변화에 불안을 느낀다.

사물의 자연스런 질서는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지만, 그 흐름은 너무나 빠르고 신속하게 변하기 때문에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것도 잡아둘 수 없으며, 어떤 것에도 의존할 수 없으니, 그 이유는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람의 결심이 삼일을 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이처럼 어쩌면 인간들의 마음은 물질보다 더 빨리 더 쉽게 자주 변하고 바뀌어서 종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조령모개(朝令暮改)하고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재주와 변덕을 부리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기야 울다가도 웃고 웃다가도 울고, 화가 나서 천길만길 뛰다가고 희죽거리며 좋아 날뛰는 재주를 가진것도 우리들 인간이요, 우리들의 마음이다. 그래서 석가는 희고애락(喜苦愛樂)이 본래 없는 것이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신경질의 종자와 눈물의 씨앗이 없다는 말이다. 파도의 뿌리가 없고 흰구름에 고향이 없다는 소리일 것이다. 

그렇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직위나 돈, 재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따라 삶의 가치가 결정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이 도리를 이 뜻을 알고 사는 사람은 젊으나 늙으나 항상 즐거울 것이요, 이 도리를 알고 사는 사람은 돈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항상 편안할 것이다. 이 도리를 알고 사는 사람은 직위가 높다고 교만하지 않고 직위가 없다고 비굴하지 않을 것이다. 이 도리를 알고 사는 사람은 슬프다고 좌절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좋다고 날뛰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이 도리를 알고 사는 사람은 제 가락에 장단을 맞추고 제멋에 춤추며 멋지게 살아갈 것이다. 
하루가. 아니 한시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만일 이 세상에 한가지 법칙이 있다면 그것은, 모든 것은 변하고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변화를 인정하고 긍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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