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15일째…광주·전남 물류 정상화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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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15일째…광주·전남 물류 정상화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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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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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항 컨테이너 주간물동량 평시 상회…정상화 수순
시멘트·레미콘 수급 ‘숨통’…건설 현장 골조 공정 재개
제조업 ‘희비’…정부 또 업무개시명령, 파업 철회 난망
지난 2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주변 도로에 파업 동참 화물차 행렬이 늘어서 있다.  /뉴시스
지난 2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주변 도로에 파업 동참 화물차 행렬이 늘어서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보름째를 맞은 8일 광주·전남 운수 노동자 상당 수가 현장에 복귀하면서 물류가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날 철강·석유화학 분야에 내린 추가 업무개시명령에 화물연대가 거세게 반발하는 등 불씨가 남아 있다.

 ■ 광양항 등 항만 물류 정상화 수순
8일 광주시·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역 수출입 거점인 광양항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간 컨테이너 반출입 물량이 5417TEU(20피트 규격 컨테이너 5417대분)을 기록했다.

파업 전인 지난달 주간 하루 평균 반출 물동량 4625TEU를 초과한 것이다. 

항만 내 적체 물량을 급히 빼내면서 일시적으로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항만에서 반출하지 못한 컨테이너 화물이 쌓여있는 비율(장치율)은 67.5%로 평소보다 다소 높아졌으나 물류 정상화 국면이 이어진다면 우려했던 최악은 피할 것으로 항만업계는 보고 있다.

전날 낮 시간대 목포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126TEU로 평시 일 평균 211.6TEU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장치율은 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국민과 산업계에 미칠 여파를 고려, 기존의 긴급 운송량을 늘렸다고 전했다. 

공장 미세먼지 저감용 급수·의약품·신선 식품 등 긴급 물류를 중심으로 화주·운송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운수노동자 중 상당수는 2주 넘는 쟁의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 현장에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전남도는 운송 거부 동참 조합원 수가 이달 1일 850여 명에서 일주일 사이 230여 명까지 줄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군용 차량 등 대 체 수송능력을 기존 10여 대에서 2배 이상 강화하면서 항만 물류 정상화가 빨라지고 있다.

 ■ 자재 수급난 ‘숨통’…건설현장 활기 되찾아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운송사·종사자에 내려진 업무개시명령이 실효화하면서 시멘트·레미콘 업계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전남 지역 시멘트 제조시설 5곳은 지난 7일 하루에만 시멘트 2만1517t을 생산·출하했다. 파업 직전 일 출하량(2만 6300t)의 82.8%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지역 레미콘 제조·유통업체 112곳도 모두 생산·출하에 나섰으나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다.

시멘트 제조 시설이 없는 광주 역시 레미콘 출하량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역 레미콘 제조·유통업체 7곳은 전날 4000t 안팎을 생산했다. 평소 하루 레미콘 출하물량 5~6000t의 80% 수준에 근접했다.

자재 공급이 끊기면서 일부 공정에 차질을 빚던 건설 현장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광주의 경우, 도시철도 2호선 등 주요 관급 공사와 민간 대형 건설현장 10여 곳이 철근·콘크리트 수급 해결로 타설 공정 등을 재개하고 있다.

건축 자재 공급 상황에 따라 현장마다 정상화 속도 차이는 있지만 ‘현장 셧다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전남도 내 공사 중인 현장 195곳 가운데 18곳 만이 레미콘·철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추가 감산까지…’ 제조업계는 희비 교차                                       
지역 제조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재고 누적으로 감산량을 기존 30%에서 70% 수준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하루 3만3000본에서 8000본으로 생산량을 줄였다. 곡성공장도 하루 3만2000본에서 1만 본으로 감산했다.

완성차를 하루 2000여 대씩 생산·출고하는 기아 오토랜드 광주사업장(기아차)은 출하장·임시 적치장이 가득 찼다. 

이에 수출 물량은 광주공장에서 목포항까지 80여㎞를 개별 도로 탁송(로드 탁송)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생산 철강 제품은 전날부터 육상 출하를 재개했다. 사전 출하가 많았고 선박·철도 등 대체 운송 비중을 늘려 생산·적치 등에는 문제가 없다.

여수국가산단에 입주한 석유 화학업체들도 반출입 물량이 평상시 60%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 파업 언제 끝날까…정부·화물연대 ‘평행선’
물류 정상화 기로 속에서도 불씨는 여전하다.

정부는 이날 오전 철강·석유화학 분야 운수사·운송 노동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추가 발령했다. 지난달 29일 시멘트 운송(BCT) 관련 업무개시명령에 이어 9일 만에 꺼내든 강경책이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전남본부 측 관계자는 “또다시 정부가 반헌법적 법률로 노동자에게 강제 노역을 강요하고 있다. 화물운수 노동자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 커녕, ‘귀족 노조’ 프레임으로 겁박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복귀한 화물운수노동자들이 교통 신호·작업 시간 등을 엄수하는 ‘준법 투쟁’을 벌이자, 경찰은 ‘교통 방해’, ‘군집 운행’ 등 꼬투리를 잡고 있다”며 “협상 의지 없이 몰아붙이기만 하는 정부에 맞서 다시 한 번 투쟁 의지를 결집할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유지·확대를 줄곧 주장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의 과로·과속·과적 운전을 막기위해 최소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긴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 3년 일몰제에 따라 오는 31일 종료된다.

그러나 화물연대 측 조정안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 등 평행선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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