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복합쇼핑몰 긍정 여론…트램까지 영향 끼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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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복합쇼핑몰 긍정 여론…트램까지 영향 끼치나
  • /임창균 기자
  • 승인 2022.12.08 14:4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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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수소 트램 타당성 조사 2024년도로…“시민 공감대 형성 우선”
‘더현대’ 트램 연결 등 인프라 확충 요청…신세계 확장시 교통대란 불가피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 콘셉트카.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 콘셉트카. /현대로템 제공

[광주타임즈]임창균 기자=광주시의 수소 트램 도입이 공론화 형성을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맞이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달 7일 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트램 용역비 2억 원을 반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강 시장의 핵심 공약인 트램 도입이 사실상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밝힌 현대백화점 그룹이 광주시에 트램 도입을 포함한 요청사항을 제시하면서, 향후 트램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 공감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강기정 시장. /광주시 제공
강기정 시장. /광주시 제공

■ 강기정 시장의 수소 트램 공약

수소 트램 공약은 강기정 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제안한 공약이다. 강 시장은 당시 그린 수소 기반의 미래 교통 체계 도입을 주장하며 도시철도 1, 2호선 미운행 구간에 수소 트램 전철 도입을 제안했다. 경남 창원과 울산, 경북 포항 등에서 수소 트램을 국가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점을 감안한 공약이었다.

강 시장의 당선 이후 인수위에서는 두 단계로 나뉜 트램 사업을 광주시에 제안했다.

1단계는 농성역~터미널~전방‧일신방직~챔피언스필드 2.6km 노선으로 총 사업비 720억 원 규모로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삼았다.

국비를 지원받기 위해선 도시철도법을 따라야 하나, 예비타당성조사, 국토부와 철도청의 동의 등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다만 도심 내에서 저속으로 운행하는 트램의 경우 지자체장에게 허가권이 있는 궤도사업법에 따라 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궤도사업법에서는 열차의 칸 수가 3량이 넘으면 안 되고, 제한속도는 40km/h를 초과하면 안 된다. 이를 넘어서면 도시철도법의 적용을 받는다. 인수위는 1단계 구간의 운행시간을 25km/h 기준 6분으로 예상했다.

2단계는 광주역~챔피언스필드~동림~극락각역~송정역 등을 잇는 14km 구간으로 예상 운행시간은 28분이다. 7000억 원대의 사업비가 예상되기 때문에 국비 반영 사업으로 진행되며 1단계 트램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통 목표는 2031년이다.

이를 위해 광주시는 민선 8기 첫 조직개편에서도 군공항교통국 광역교통과 내에 ‘철도 트램정책팀’을 신설하고, 1단계 트램 사업 관련 용역비 1억 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하는 등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다.

 

■ 의회의 이유 있는 반대

강기정 시장의 트램 사업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8월 25일,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광주시가 추가 경정 예산안에 포함시킨 수소 트램 사업 관련 용역비 1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당시 산건위는 ‘시민 공감대 형성’과 ‘경제성’을 삭감 이유로 설명했다.

수소 트램 도입은 시민들의 요구로부터 출발한 공약이 아니다. 강기정 시장의 공약 제안이 선행됐고 이후 시민들이 트램의 필요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트램 도입에 시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향후 상당한 운영비가 들어갈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시민들과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추경에 용역비를 넣어 추진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의회의 입장이다.

트램을 추진 중인 타 지자체의 상황도 삭감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대구의 경우 2016년부터 도시철도 4호선에 트램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실제 사업비가 예상 사업비를 초과한데다, 시가지 도입 시 교통혼잡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방안으로 변경했다.

대전은 두 배 늘어난 예산과 전력 공급 방식으로 인해 트램 사업 자체는 유지한 채 재검토에 들어갔다. 

2020년 기본계획 수립 당시 7492억 원이었던 트램 사업비가 물가와 급전시설 변경, 구조물 보강 등이 추가되며 1조 4837억 원으로 늘어났다. 대전시는 급전 방식에 대한 기술 검토로 인해 트램 착공이 23년 상반기에서 24년 상반기로 1년여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 역시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추진 중인 오륙도선 트램 실증 노선은 당초 470억 원의 사업비로 1.9km 규모로 계획됐다. 그러나 기본 설계 결과, 지장물 이설 비용 추가 등으로 인해 사업비가 906억 원으로 폭증해, 1km 구간만 먼저 착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늘어난 사업비에 대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업이 그대로 좌초될 가능성도 높다.

광주시민들의 인식도 여전히 트램에 부정적이었다. 광주시의회 산건위가 한국 정책 연구원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광주시민의 45%가 트램 도입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찬성 의견은 30%였다. 또한 광주시가 추진 중인 트램의 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65.7%가 ‘모르고 있다’고 답해 공론화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여론조사는 10월 11~18일 광주시민 1천45명으로 대상으로 이뤄졌다.

추경에서 물 건너간 트램 관련 예산이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될지 기대를 모았으나 강기정 시장은 결국 한발 물러섰다. 11월 7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트램 용역비 2억 원은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않겠다"라고 밝혀 사실상 임기 내 도입이 힘들어졌다. 강 시장은 효율적인 트램 운영을 위해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고 예산 부담도 적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으며, 시민 등 사회적 합의 필요성, 타 시도 트램 추진의 장단점을 확인하면서 속도 조절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광주시에 제안한 복합쇼핑몰 '더 현대 광주' 조감도.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광주시에 제안한 복합쇼핑몰 '더 현대 광주' 조감도. /현대백화점그룹

■ ‘더현대’의 트램 요청

잠잠하던 트램이 다시 언급된 것은 한 달여 뒤였다.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밝힌 현대백화점 그룹은 지난달 29일 시청에서 열린 복합 쇼핑몰 신활력행정협의체 회의에서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3대 요청 사항을 광주시에 제안했다. ▲인허가 행정 지원, ▲인프라 확충 개선, ▲민관 시너지 협력 요청 등 3가지로, 이중 인프라 확충에는 트램 구축 또는 시내버스 노선 확충을 통한 접근성 개선이 포함됐다.

‘더현대 광주’가 들어설 옛 전방‧일신방직 일대는 공교롭게도 도시철도 1, 2호선 미운행 구간이며, 승용차 의존도가 높은 광주 내에서도 인근의 챔피언스필드나 광주터미널‧신세계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수요가 적은 곳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이 트램 도입을 언급한 이유다.

광주신세계 Art & Culture Park(아트 앤 컬처 파크) 조감도. /신세계 제공
광주신세계 Art & Culture Park(아트 앤 컬처 파크) 조감도. /신세계 제공

신세계 그룹 역시 기존의 광주신세계를 대폭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향후 ‘더현대 광주’까지 지어진다면 가뜩이나 혼잡구간으로 꼽히는 광천동과 임동 일대는 자가용으로 인한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다만 노면 트램을 건설한다면 기존 도로에서 2~4차로를 점유해야 한다. 트램 도입을 통해 교통 정체가 해소될지 혹은 정체가 더욱 심해질지에 대해서는 향후 광주시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트램 사업은 ‘시민 공감대 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24년에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하고 그해 말에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트램 언급에 대해서는 공론화 과정을 착실히 거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 공감대 형성이 먼저

공론화 측면에서 보자면 현대백화점그룹의 트램 언급은 트램 도입에 호재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트램과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램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반응이 부정적인 것과 반대로, 지역 언론사들이 올해 시행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복합쇼핑몰에 대한 찬반은 항상 50~60%후반대로 찬성이 우세했다.

강 시장은 지난 8월 29일, 광주시의회가 추경에서 삭감한 용역비에 대해 “지하철과 트램을 혼동하고 지하철 만들 돈도 없는데 어떻게 트램을 짓느냐는 지적도 있어,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자는 취재로 용역비를 편성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용역비의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트램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을 인정한 셈이다.

트램 노선 자체에 동의하는 여론도 없지 않다. 대선부터 떠오른 복합쇼핑몰의 찬성 여론은 “광주에 뭐라도 지어보자”는 젊은 층의 요구가 큰 지분을 차지했다. 다만 강 시장의 트램 공약은 일견, 신선한 화두로 떠오를만했으나 필요성만큼은 공감을 얻지 못했다. 기존에 없던 복합쇼핑몰을 들여오는 것과 달리, 도시철도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트램 도입은, 광주시민으로 하여금 시 재정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현재 광주시가 맞닥뜨린 교통과제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지산 IC 진출로 개통, 백운광장 지하차도 설치 등이다. 이들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트램 도입에 대한 공론화도 궤도에 오를 것이다. 현재 도시철도 2호선은 총사업비가 증액돼 내년 상반기에 2단계 사업에 착공할 예정이다. 백운 지하차도는 설계용역에 들어갔고, 지산IC는 위험도 평가 용역이 진행 중이다.

복합 쇼핑몰의 찬성 여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광주에 없는 복합쇼핑몰을 예로 들어 ‘민주당 호남홀대론’을 내세웠다. 당시 지역 정치권은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반발했으나, 그동안 복합 쇼핑몰 입점이 무산된 것에 대한 지역민들의 아쉬움을 간과하고 있었다. 현재 순식간에 바뀐 것처럼 보이는 여론 이면에는 10여 년간 지역민들이 느낀 감정이 녹아들어 있다.

그에 비하면 수소 트램 도입은 강기정 시장의 공약 발표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주제다. 트램 도입에 필요한 것은 빠른 착공이 아니라 ‘설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다.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시민들에게 트램의 필요성이나 교통약자 지원 측면에서 효과가 높다는 정보 등이 알려지게 되면 트램 도입에 대한 여론도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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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용 2022-12-09 09:00:54
현대측도 광주시에서내세우는 조건을들여다보면 정나미가떨어저서 나가떨어질것이다.
근대화산업시설이라고 그시설을보호하고 기업측에서부담하여 운영하라는데 그독소조항으로 그곳은승산이없다.
이제광주시는 복합쇼핑몰에 신경쓸여력이없다?
당장먹을물부족으로 죽느냐사느냐인데 고급단어 복합쇼핑몰에 눈길주것냐?
복합쇼핑몰건도 진즉할수있었는데 시청의고자세와 경제논리에벗어나는 레드빨짓으로 타이밍놓처서 끝까지미개하게 살아라.

류달용 2022-12-08 21:42:04
적자를공적으로 보전해주는데 자구의방법을 시험테스트하라 했잖아?
적자보전해주니까 자리만차지하겠다면 그자리줄수가없다.
강범벅이 빨리캐치해서 깨우치고 정신차려야지 자기짐이된다..
인사청문회의 통과의례가아닌 호된질책을받았다고보나 좀약하다.
같은당소속이라고 봐주는것같지않아서 점수를준다.
현재 약300억원가량 적자를보전으로 자동당연시하는데 도시철도구성원의 집객등 다양한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
민초가 교통철도전문가로서 바라보면 현재보다는 수입을늘릴수있는 방법이있다.
청문회에서 홍일점 국힘당맴버가 같은당소속이아니니 크게지적했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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