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락 제멋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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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락 제멋으로 살자
  • 광주타임즈
  • 승인 2022.11.2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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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광타춘추]박상주 주필=족(足)한 줄 아는 것이 극락(極樂)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각기 제 분수를 알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사람의 욕심과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이 평소에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는 것이다. 필요나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닌, 온전히 자아를 확장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공을 이루고도 공허함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자기 삶의 목적과 의미를 그 성공에서 찾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허함은 소외의 흔적이며, 공식화된 성공을 위해 무작정 달리는 속도에 밀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후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빅터 플랭클은 삶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자신이 무엇을 지향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태를 실존적 공허(Existential Vacuum)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이때 무감각, 권태, 숙명론적 태도로 활력이 없고 타인의 삶을 맹목적으로 따르게 된다고 한다.

돈, 학벌, 지위, 권력 등으로 우리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집단적 믿음을 향해 달리다 느끼는 후회가 공허함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람은 가치를 중심으로 모이고 흩어진다. 왜냐하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자신이 존재하고 살아 있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때 참다운 인격이나 가치는 재력이나 명리가 아니라 자기를 다스리고 스스로를 극복하는 힘이어야 한다.

또한 인간은 인격의 주체로서 존귀한 가치를 지니므로 행복을 추구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참다운 인간 가치의 기준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무엇이 인간의 가치요, 보람이며 가락이요, 멋인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인정되고 존중되며 그 가락 그 멋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한데 작금에 있어 우리가 바라고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무엇인가, 어린아이들도 돈과 높은 지위요. 팔십 노인도 돈과 높은 지위라고 할 것 임이 분명하다. 

그 돈과 벼슬, 재력과 권력만이 인간의 최고 가치란 생각들이 바뀌지 않는 한 제 분수를 지켜가면서 편안한 맘으로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무엇이 가치요 보람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잘못되어진 가치의 기준을 바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돈과 명리가 아무리 좋다고는 하나 본시 그것들은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하나의 도구요, 필요한 제도일 따름이다.

어디까지나 사회의 주인은 인간이어야 하고, 그것들은 부수적인 요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금력과 권력의 힘이 인간의 의지를 도리어 지배하게끔 했다.

급기야 돈과 권력의 힘이 한 인간의 인격을 측정하는 저울까지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과 상황에서 각자의 기능과 특성을 살리고 스스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며 제 가락과 멋을 지닌 채 환경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제 분수를 지키며 떳떳하게 살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분위기만으론 해결하기 힘들 것이다.

스스로 이에 대해 한계를 알아야 한다. 언젠간 빈손으로 떠나가니 영원한 내 것은 없다는 사실을...

명예와 권세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원해서 자신의 결정에 의해 수행한 일은 결과가 썩 좋지 않아도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다. 최고나 성공이 아니어도 과정에서 의미 있고 즐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남들이 부러워하고 우러러보는 일이 아니라도 자랑스럽고 영예로운 일들이 얼마나 많이 펼쳐져 있는가.

그 속된 권세의 꿈이 아니라도 자기가 하는 일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제 분수를 지키며 제 가락에 맞춰 제멋으로 당당하게 걸어가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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