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롤드컵’, 역사가 새로 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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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축제 ‘롤드컵’, 역사가 새로 세워진다
  • /임창균 기자
  • 승인 2022.11.0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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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롤드컵 결승전 6일 09시
페이커와 T1의 4우승 vs 데프트와 DRX 첫 우승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포스터(좌 페이커, 우 데프트)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포스터(좌 페이커, 우 데프트)

[광주타임즈]임창균 기자=우리나라 대다수의 스포츠 팬들이 1일부터 시작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 20일부터 시작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기대하는 가운데, 북미에서 열리고 있는 또 하나의 대회가 E스포츠 팬들의 아침을 깨우고 있다.

9월 29일부터 시작된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오는 6일 09시(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T1과 DRX 간의 결승전이 치러진다. 우리나라 팀들 간의 결승전, 그리고 시대를 대표하는 레전드 페이커와 데프트의 승부가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롤드컵이란?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은 각 대륙과 국가를 대표하는 팀들이 모이는 클럽 간 대항전이다. 해외에서는 통상 ‘월즈’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는 ‘롤’과 ‘월드컵’을 합쳐 ‘롤드컵’이라고 부른다.

2011년부터 시작됐으며 우리나라는 2013년을 시작으로 페이커가 속해있는 SK텔레콤 T1이 3회 우승(2013, 2015, 2016), 삼성 갤럭시가 2회 우승(2014, 2017)을 하며 우리나라 프로 리그인 LCK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러나 최근 4년간은 2020년 담원 게이밍이 우승한 것 외에 중국의 LPL 팀들이 3번이나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리며 1위 지역의 자존심을 내줘야 했다.

그러나 이번 2022 롤드컵 4강에서 T1이 중국의 JDG를 꺾고, DRX가 젠지를 꺾으면서 5년 만에 우리나라 팀들 간의 내전으로 결승전이 성사되었다.

E스포츠계의 마이클 조던, 페이커의 4우승 도전

‘롤을 몰라도 페이커는 안다’

페이커(이상혁)를 대표하는 문장이다. 2013년, 혜성처럼 프로에 데뷔하여 롤드컵을 석권하고, 2015년과 2016년까지 총 3회 우승을 이룩하며 E스포츠의 아이콘이 되었다. 때문에 페이커를 E스포츠계의 마이클 조던으로 빗대기도 한다.

96년생으로 E스포츠 선수 중에는 적지 않은 나이와, 지난 5년간 롤드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기에 더 이상의 롤드컵 우승은 힘들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페이커는 왕조의 부활을 위해 다시금 내달리고 있다.

올해 T1은 준수한 기량의 신인급과 페이커의 신구 조화를 통해 LCK 2시드로 롤드컵에 출전했다. 4개 팀이 맞붙는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중국의 EDG를 잡아내며 1위로 통과, 8강에서는 중국의 RNG를 3대0으로, 4강에서는 우승후보이자 중국 LPL의 1시드인 JDG를 3대1로 잡아내면서, LPL 킬러다운 면모를 보이며 결승에 올랐다. 특히 JDG와의 4강전에서는 전성기 시절 애용하던 챔피언인 라이즈를 선택해 활약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다.

T1의 로스터는 04년생 제우스(최우제), 02년생 오너(문현준), 96년생 페이커(이상혁), 02년생 구마유시(이민형), 02년생 케리아(류민석)로 구성되어 있으며 레전드이자 베테랑인 페이커가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오너 선수는 광주 출생으로 경신중학교를 졸업하고 동신고를 다니다 중퇴했다. T1은 대회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기대받았으며, 페이커가 아니더라도 모든 선수가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훌륭한 전력을 갖췄다.

낭만은 멈추지 않는다, 데프트의 첫 우승 도전

‘2942일 만에 4강에 오른 소감이 어떠신가요’

DRX가 EDG를 꺾은 8강전 인터뷰에서 데프트(김혁규)는 이 말을 듣자마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이날은 데프트의 생일이었다.

데프트는 페이커와 마찬가지인 96년생으로 함께 마포고를 다니기도 했다. 데뷔한 2013년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주목받았고 이듬해 첫 출전한 2014년 롤드컵에서도 4강에 올랐다. 중국의 EDG로 이적하면서 2년간 엄청난 활약을 했기에, 지금도 중국에는 데프트의 팬이 많다. 이번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EDG 옷을 입은 여성 팬이 울면서 데프트를 응원하는 장면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롤드컵 4강 이후 6번의 롤드컵에서 데프트의 성적은 항상 8강까지였다. 데프트는 전성기 시절 세계 최고 원딜러로 평가받았으나, 나이로 인한 기량 하락과 더불어 2022시즌 DRX의 전력도 불투명한 평가를 받았기에 올해 은퇴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반전은 갑작스레 찾아왔다. DRX는 롤드컵 선발전에서 기적적으로 4시드를 따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는 중국의 RNG를 이기고 5승 전승으로 그룹 스테이지 진출하고,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우승후보 평가를 받던 중국의 TES와 1승 1패를 주고받으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만난 전년도 롤드컵 챔피언 EDG와는 2연패 뒤 기적 같은 3연승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강에서 만난 우리나라 LCK 1시드 젠지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였으나, 이마저도 예상을 깨고 3대1로 이겼다.

DRX의 로스터는 00년생 킹겐(황성훈), 00년생 표식(홍창현), 02년생 제카(김건우), 96년생 데프트(김혁규), 97년생 베릴(조건희)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선수가 고평가를 받는 T1과 다르게 DRX는 미지수의 신인 제카와, 불안한 탑과 정글, 그리고 나이 든 바텀 듀오로 낮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결국 모든 예상을 깨고 최고의 무대인 롤드컵 결승전까지 올라왔다.

 

마왕과 소년 용사의 대결

세계에서 가장 많은 E스포츠 팬덤을 보유한 페이커를 지칭하는 또 다른 별명이 있다. 바로 ‘불사대마왕’이다. 해외에서도 ‘Unkillable Demon King’이라고 부른다. 페이커의 찬란한 업적 뒤에는 우승을 해내지 못한 수많은 선수들과 팬덤 역시 존재한다. 타팀 팬들에게 페이커의 존재는 악몽 그 자체였다. 때문에 이번 결승전을 T1이라는 공고한 마왕성에 도전하는 용사 일행 DRX의 도전으로 보는 팬도 많다.

DRX가 대회 내내 예상을 깨고 선전해왔다면 T1은 대회 내내 예상 이상의 강함을 보여줬다. 객관적인 전력상 T1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가 많으나, 지금까지 DRX가 보여준 행보에 힘을 싣는 전문가도 있다.

페이커와 데프트, 96년생 동갑내기의 대결 이외에도 이번 롤드컵 결승은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T1의 제우스와 DRX의 제카는 첫 롤드컵 출전이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신인들이다. T1이 이긴다면 제우스는 T1의 왕조 새롭게 이어가는 것이고, DRX가 이긴다면 제카는 새 시대의 왕으로 인정받는다.

누가 이기던 역사가 새로 세워진다. T1의 전무후무한 4우승이냐, DRX의 4시드 팀 최초 우승이냐.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11월 6일 일요일 오전 9시, 네이버e스포츠, 아프리카TV, 트위치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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