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넘치는데 일할 사람이 없어 작업물량 반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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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넘치는데 일할 사람이 없어 작업물량 반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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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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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맞은 선박 수주 호황 불구 중소업체 인력난 심화
인력 빼가기까지 성행…2025년까지 9000여명 추가 필요
인건비 현실화·병역특례 완화·외국인 규제 철폐 등 요구
전남조선해양전문인력양성센터 ‘인력수급 대책’ 토론회
23일 영암의 호텔현대목포에서 ‘서남권 조선업 활성화를 위한 인력 수급 대책 및 지원 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제공
23일 영암의 호텔현대목포에서 ‘서남권 조선업 활성화를 위한 인력 수급 대책 및 지원 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제공

 

[광주타임즈] “모처럼 맞은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일할 사람이 없어 작업물량을 반납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남 서남권 현대삼호중공업과 대한조선 등의 선박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조선 블록 납품업체들이 인력난을 호소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전남조선해양전문인력양성센터는 23일 오전 호텔현대에서 ‘서남권 조선업 활성화를 위한 인력 수급 대책 및 지원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국내 주요 조선사의 선박수주가 늘면서 부족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내·외국인의 취업 지원제도 개선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현재 전남 서남권의 중소 조선업체에서는 일감을 소화하지 못해 반납하고 있으며, 인근 업체에서 인력을 빼가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조선업의 장기침체로 일터를 떠난 숙련공들의 복귀마저 열악한 근무조건 등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인력난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토론회를 주관한 전남대불산학융합원(전남조선해양전문인력양성센터)의 노성호 센터장은 “전남 서남권의 경우 경남권 조선사와 달리 배후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5년까지 전남 조선업 필요 인력은 추가로 9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국인 근로자 유입을 위한 업황 개선에 따른 인건비 현실화와 병역특례기업 조건 완화, 외국인 인력확보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일㈜의 유인숙 대표는 “최근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인근 업체에서 50여 명의 인력을 빼가고 인력이 없어 올해만 800억 원 가량의 일감을 포기했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다온산업의 김병수 대표도 “대불산단 업체의 물량 반납으로 조선사의 사내협력사도 부하가 늘어나고 공정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야근과 특근이라도 늘려 공정을 만회해야 하지만 인력난과 주52시간제 등으로 인력 활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유 대표는 “외국인 인력 유치를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하루 속히 철폐하고, 우리 지역에서 이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정주 여건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관계 당국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대불은 근로자의 60% 이상이 외국인이며, 그 중 60%가 불법체류자인 상황에서 외국인 고용을 내국인의 20%로 제한한 기존 E7 비자 제도는 실효가 없다”며 불법체류 기능인력의 양성화 필요성 등을 제안했다.

목포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조두연 교수는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D2 비자를 활용해 조선업 취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도 학생 유치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곧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내국인 인력 취업 장려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 요청도 제기됐다.

대한조선 협력사협의회장인 이인철 대표는 청년층 유입을 위해 청년내일공제사업 중 기업 분담금 일부 지원, 유일의 유인숙 대표는 타 지역 신규 인력 유입을 위한 이주정착비 지원, 전남기자재협동조합 김탁 전무는 신중년희망일자리장려금 지원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관련 전남도 고미경 기반산업과장은 “현재 인력난으로 인한 조선 블록 건조 물량 반납 사태와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 등 여러 현안 문제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며 “관계 기관과 협력해 외국인 인력 유치와 청년 취업 지원 사업, 정주여건 개선 등 전남도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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