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승인 공사·시험 패싱’…광주 건설현장 안전 뒷전
상태바
“미승인 공사·시험 패싱’…광주 건설현장 안전 뒷전
  • /양선옥 기자
  • 승인 2022.06.08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중순부터 미착공·준공 현장 제외 140곳 점검
안전관리계획 미승인 공사, 무시험 시공도 버젓이
“전반적으로 문제 많다, 클린 현장은 단 2~3곳뿐”
지적 사례 바탕 매뉴얼, 업무 개선방안 제작·배포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뉴시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양선옥 기자=주택 재개발과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잇단 붕괴 참사를 빚은 광주지역 건설공사 현장에서 여전히 미승인 공사와 품질시험 패싱, 무감리공사 등 안전 불감증에 따른 엉터리 공사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15일부터 부실공사 척결 종합대책의 하나로 진행해온 긴급현장조사단의 건설공사 현장 점검을 9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긴급 점검은 지난해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현장 붕괴사고와 올해 1월 화정아이파트 붕괴 참사를 계기로 재발 방지 차원에서 진행됐으며, 시는 그동안 5개 자치구, 국토안전관리원, 민간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해 공동주택·주상복합 등 20억원 이상 건설공사 현장 202개소를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긴급점검은 국토안전관리원과 164명의 분야별 민간전문기술사가 참여해 건설현장 점검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높였다.

점검 결과는 심각했다. 잇단 참사에도 불구하고 안전불감증이 예상보다 심각해 위험수위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개 현장 중 공사를 착수하지 않은 곳과 공사가 완료된 곳을 제외한 140곳을 점검한 결과 안전을 담보할 핵심 분야인 안전관리계획과 품질관리(시험), 감리 등에서 모두 부적정한 사례가 무더기 발견됐다.

특히 안전관리계획의 경우 착공 전에 흙막이나 타워크레인 설치, 갱폼 설치 등 주요 공정별 계획이 승인된 이후 공사가 진행돼야 함에도 미승인 상태로 선(先)공사가 이뤄진 현장이 여러 곳에 달했다.

중요 공정만 놓고 볼 때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고 20% 가량은 절차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조사단의 판단이다.

품질관리(시험)계획을 부적정하게 이행한 사례도 적잖았다. 건설기술진행법 등에 따라 콘크리트 등 중요 공정의 경우 품질 심사가 매우 중요함에도 필수적인 시험을 거치지 않고 자재 등을 사용하거나 부실 또는 잘못 사용한 경우, 품질관리원의 배치가 잘못된 경우도 속속 확인됐다.

잇단 대형 참사에서 감리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음에도 감리원이 공사 도중 미리 철수하거나 아예 배치되지 않은 현장, 감리날인이 누락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전체 조사대상 가운데 지적사항이 거의 없는 ‘클린 현장’은 2∼3개 현장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해당 자치구에 공문을 보내 중요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토록 했다.

또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건설 현장 관계자들이 숙지해야 하는 ‘건설현장 관리매뉴얼’과 통일된 ‘현장점검 체크리스트’를 제작하는 동시에 ‘인·허가 업무 개선방안’을 마련해 각 자치구와 건설현장에 배포할 방침이다.

김재식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은 “현장에서 이번에 마련될 매뉴얼과 체크리스트, 업무 개선방안 등을 100% 활용해 건설안전 문화 조성에 노력하고 안전한 광주 만들기에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