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학생들 5·18 행진…“열사 정신 본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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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중학생들 5·18 행진…“열사 정신 본받을 것”
  • 광주타임즈
  • 승인 2022.05.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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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각화중 전교생 273명 ‘5·18 행진’
학교부터 국립5·18민주묘지까지 7㎞ 완주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북구 각화동 각화중학교 재학생들이 ‘오월길 대행진’ 행사를 마치고 추념탑 앞에서 국화꽃을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북구 각화동 각화중학교 재학생들이 ‘오월길 대행진’ 행사를 마치고 추념탑 앞에서 국화꽃을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7㎞ 가운데 고작 3㎞만 뛰었을 뿐인데도 이렇게 힘든데, 1980년 5월 당시 온몸으로 싸웠던 열사분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광주 각화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유태원(16)군은 16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열사들의 정신을 본받아 낙오하지 않으면서 강한 마음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교에서 연 ‘각화중 오월길 대행진’ 행사에 참가한 유군은 전교생 가운데 가장 먼저 5·18묘지에 도착해 참배했다.

앞서 각화중에서는 지난해부터 ‘민주·인권·평화’를 주제로 한 5·18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교사 중심 역사탐방 위주로 진행됐던 지난 해와 달리, 올해는 학생 주도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날 행사는 학생회가 손수 꾸린 교육프로그램으로, 전교생 276명과 40여 명의 교사 모두를 대상으로, 직접 5·18묘지까지 낙오없이 행진하면서 열사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오전 9시 20분께 학교를 출발한 학생들은 민주묘지로 향하는 초입인 북구 용호마을까지 4㎞ 정도 행진을 하다, 남은 3㎞ 구간부터는 뛰기 시작했다. 미니 마라톤을 연상케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아이들은 쉼 없이 민주묘지까지 달렸다.

20여분간 쉼없이 달리기를 반복, 일부 지친 학생들의 발걸음은 느려져 대열에서 뒤쳐졌고, 한 학생은 직접 가지고 온 얼음물을 손수 건네는가 하면 등을 미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를 바라본 교사들도 휴대전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재생하며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이 중 유군은 오전 11시께 가장 먼저 민주묘지에 들어와 참배하고 열사들의 넋을 기렸다. “맨 처음 달리기 시작했을 때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민주묘지 정문에 들어

서면서 울컥하는 감정이 솟았다”며 “기쁜 마음으로 뛰었다기보다 엄숙한 마음을 갖고 뛰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작 3㎞ 뛰는 것도 숨이 차고 이토록 힘든데 5·18 당시 투쟁한 민주열사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란 생각이 크게 들었다”며 “직접 학교부터 두발로 걷거나 뛰며 민주묘지까지 오니 광주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가 막연했던 5·18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며 “다시 한 번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해주신 열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묵념했다.

참배를 마친 김시원군(15)은 숨을 한가득 내몰아 쉬며 “덥고 힘든데 42년 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며 “희생자분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뛰어왔다. 오늘 조금이나마 그분들의 고통을 알게됐다”고 강조했다.

학생회장 서민정양(16)은 “오늘을 계기로 민주, 평화, 인권 3가지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오월영령들이 있어 우리가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가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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