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헬륨 탱크 설계 미흡’ 결론…2차 발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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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헬륨 탱크 설계 미흡’ 결론…2차 발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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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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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기준 설계된 탱크 고정물, 비행 중 가속도 견디지 못해
과기정통부,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 원인 규명 결과 발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0월 21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가 발사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0월 21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가 발사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누리호의 이상 비행 원인이 ‘헬륨 탱크 설계 미흡’으로 규명됐다. 이에 따른 설계 변경과 보완 문제로 당초 2022년 5월로 예정된 2차 시험 발사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0월 이뤄진 누리호 1차 시험발사에서 위성모사체가 궤도에 투입되지 못한 원인을 29일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누리호 발사 조사위원회는 항우연 연구진과 외부전문가가 참석해, 7회의 내부 회의를 열어 누리호 1차 발사의 기술적 사항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비행 중 획득한 2600여개의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누리호 비행과정 중 발생한 이상 현상을 찾아내고 그러한 현상을 유발시킨 원인을 밝혀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 3단 산화제탱크의 압력이 저하되어 엔진이 조기에 종료되었음이 확인된 바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산화제탱크 압력이 저하된 구체적 원인을 규명한 결과가 공개됐다.

 

■ 비행시 가속도 고려 미흡 설계가 원인…산화제 탱크 내부 구조물 이상 발생

조사위에 따르면 구체적인 조기 종료 원인은 ▲3단 산화제탱크 내부에 장착되어 있는 헬륨탱크의 고정장치 설계 시 비행 중 부력 증가 고려 미흡 ▲부력 증가 고려 미흡으로 비행 시 헬륨탱크에 가해

지는 액체산소의 부력 상승 시 고정장치가 풀려 헬륨탱크가 하부 고정부 이탈 (추정) ▲이탈 헬륨탱크가 움직이며 탱크 배관 변형, 헬륨이 누설 ▲최종적으로 산화제탱크의 균열 발생 ▲산화제 누설 등이다.

즉 산화제 탱크 내부의 헬륨 탱크가 고정이 안 되어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다가 산화제 탱크의 구조적 이상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3단 엔진으로 유입되는 산화제의 양이 감소하면서 3단 엔진이 조기에 종료되는 결과를 낳았다.

헬륨 탱크는 엔진으로 유입되는 추진제의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헬륨 탱크 고정물 설계 시 지상에서의 부력만 고려됐고, 1단 로켓으로 인한 가속과정에서 생기는 부력 증가분이 고려가 안돼 충분히 고정되지 못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설계는 지상에서 지구 중력가속도인 1G를 기준으로 됐다. 하지만 비행 중 최대 4.5G의 가속도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부력 급격히 증가, 헬륨 기체 고정 구조물의 내구한계를 넘어서는 힘이 가해진 것이다.

 

■ 2022년 5월 예정된 2차 발사 일정 불투명…“내부적으로 2022년 하반기 예상”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진 원인을 기반으로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누리호의 기술적 보완을 위한 세부 조치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추진일정을 확정해 나갈 계획이다. 기술적 보완은 헬륨탱크 고정부와 산화제탱크의 구조를 강화하는 것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은 “구조적으로 설계를 조금 보강을 해야 되는데 무게 증가가 필연적”이라며 “조금의 무게 증가는 있을 수밖에 없다. 얼마가 증가가 될지는 저희가 설계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달린 부분이다. 다만 3단의 무게 마진(여분)이 충분해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보완 작업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권현준 거대공공정책관은 “당초 2차 발사는 2022년 5월로 예정됐다”며 “현재 개선방안까지는 나와 있는 상황인데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방법은 이제 찾아가는 중이다. 현재 논의한 바로는 5월은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2022년 하반기 중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위 위원장인 최환석 항우연 부원장은 “설계 시 비행 가속 상황에서의 부력 증가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국민들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철저한 보완을 통해 2차 발사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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