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의 사랑의 온기가 다시한번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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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의 사랑의 온기가 다시한번 이어지길.."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7.1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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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편지보낸 '사연' 눈길
[나주=광주타임즈】허영우 기자 = "저희 마을은 여전히 마르지 않는 눈물이 있고 아직도 세상으로부터 '섬'처럼 존재하는 나환자촌입니다. 육영수 여사의 따뜻한 사랑의 온기가 다시 한 번 마을에 가득해 지기를 소망합니다."

12일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가 조성 중인 전남 나주시 산포면 인근 한센인 정착촌 '호혜원' 마을 이장 김재권씨가 마을을 대표해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께 애절한 사연이 담긴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씨가 청와대로 보낸 편지에는 마을로부터 800m 떨어진 곳에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70세 이상 한센인 83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 축산 악취의 원상이 돼 혁신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이 마을은 생전에 육영수 여사가 두 차례나 방문한 한센인 자활촌으로 주민들이 육 여사를 기리기 위해 매년 8월15일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한센인 1세대들은 육 여사가 지난 1971년 12월 마을을 두 번째 방문할 당시 기증해준 종돈 55마리가 자립기반이 돼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처럼 한센인들에게는 삶의 애환이 서린 곳이지만 이제 축산분뇨 때문에 혁신도시 주거환경을 위협하는 '천덕꾸러기'로 취급받고 있다.

김씨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우리를 외면할 때 육영수 여사만은 붕대감은 손을 잡아주고 얼굴을 가까이 하며 한센인과 함께 했다"며 "세월이 바뀌어 세상이 또 한번 자신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축산악취로 혁신도시를 위협하는 호혜원의 오염물질 제거와 녹지조성 등을 위해서는 최소 6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지자체 여력만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부와 농식품부도 예산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씨는 "70세가 넘은 한센인들이 힘든 양돈업을 계속하기 힘든 상황이다"며 "전북 익산시 왕궁면 한센인 집단 자활촌 환경개선사업 처럼 나주에 대통령의 정책적 배려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어머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셨고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셨던 나환자촌, 나주 호혜원을 방문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편지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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