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유죄, 도주는 무죄
재판부, 형사 소추 위험성 검찰 지적 음주운전자 순찰차 충돌혐의 무죄 판결
2013-07-10 광주타임즈
재판부는 경찰의 과도한 조서작성과 검찰의 부실한 공소제기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광주지법 형사7단독 이탄희 판사는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모(36)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준법운전강의 80시간 수강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단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사실에 포함시킨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특수공용물건손상 혐의에 대해서는 증명력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한씨가 고의로 순찰차를 들이받고 도주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경찰과 검찰은 추격에 나선 순찰차가 한씨의 차량을 추월해 진로를 막고 서있는 상황에서 한씨가 자신의 승용차로 고의로 순찰차를 충격한 뒤 도주했다고 공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한씨는 반대로 경찰관들이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순찰차로 자신의 차량 측면을 들이받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증거로 제출된 한씨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사건 당시 한씨는 순찰차가 진로를 막은 차선이 아닌 옆 차선으로 도주했으며 순찰차가 오히려 차선분리 표시봉을 넘어 한씨 차량의 뒷부분을 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경찰관 두 명의 진술조서가 각각 다른 시간에 이뤄졌는데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답변의 모든 표현이 완전히 동일하게 작성돼 실질적인 문답이 이뤄진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며 조서의 허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순찰차가 차선분리 표시봉을 넘어가려고 한 주요한 정보들이 공소사실에 누락돼 있다"며 "이러한 진술조서에 근거한 형사소추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적해 둔다"며 검찰의 부실한 공소제기를 비판했다.
한씨는 지난 3월12일 오전 0시15분께 광주 북구 동림동에서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혈중알콜농도 0.191%의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던 중 호남고속도로 광산 나들목 앞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을 피해 도주하다가 북광주 IC방면 앞에서 추격해 온 순찰차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