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억 들인 나주 MBT 부실시공 의혹

기계설비 잦은 고장 툭하면 스톱…효율 ‘반토막’ 나주시·환경공단, 시설하자 점검 소홀 등 도마 혁신도시 자원순환형에너지도시 조성 차질 우려

2016-11-22     광주타임즈
[나주=광주타임즈]정종섭 기자=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를 '자원순환형 에너지도시'로 조성키 위해 건립된 '가연성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MBT)'이 부실시공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14년 7월 시험가동을 거쳐 준공된 이후 2년 동안 잦은 기계설비 부조화로 툭하면 가동이 중단되면서 효율이 설계목표의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등 중대 결함이 발생되고 있다.

22일 나주시에 따르면 이 시설은 가연성 생활쓰레기를 재활용해 생산한 폐기물 고형화연료(SRF·Solid Refuse Fuel)를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시설의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건립됐다.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열병합발전소는 전처리시설에서 공급한 SRF 연료를 활용해 생산한 열(난방·급탕수) 과 전기를 나주혁신도시에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자원 순환형 도시를 완성할 예정이지만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혁신도시 전처리 시설은 총 사업비 950억원이 투입됐다. 사업비의 50%는 자원순환형 도시조성 협약에 따라 나주시와 화순군이 각각 6대4로 부담했다.

시설공사 발주와 준공검사는 한국환경공단 책임하에 이뤄졌으며, 당시 시공은 현재 시설을 위탁운영 중인 A사가 맡았다.

하지만 이 시설은 1일 16시간 가동을 목표로 가연성생활쓰레기 130t을 '선별→건조→분쇄→압축' 과정을 거쳐 SRF연료를 생산토록 설계됐지만 설비기계의 잦은 부조화와 고장으로 설계 목표능력의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1일 50t 처리에 머물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설비기계 고장으로 전처리시설 폐기물 투입구에 나주·화순지역에서 수거된 생활쓰레기 1000여t이 산더미처럼 쌓이자 나주시가 혁신도시로의 악취 유입을 우려해 공산면 쓰레기 위생매립장으로 폐기물을 반출하는 소동까지 빚어진 바 있다.

문제는 나주시가 연간 20억원을 들여 시설을 A사에 위탁운영 중인 가운데 지난 2년 동안 '시설 하자 발생'에 대한 조치를 등한시했다는데 있다.

나주시는 그동안 잦은 문제가 발생됐음에도 위탁운영자 재선정을 불과 5일 앞둔 시점인 지난달 7일에서야 한국환경공단에 시설 하자 점검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년에 두 차례 전처리시설 운영 검증을 맡고 있는 한국환경공단의 부실한 점검 시스템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그동안 공단측은 시설 설비 고장과 부조화에 대한 지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으며, 시설 주변에 식재된 조경수 고사목에 대해서만 조치할 것을 위탁운영자인 A사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또 있다. 시설 시공과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A사가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달 12일 재선정되자 이번에는 나주시의회가 계약체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시의회는 애초 설계처리 능력에도 못 미치게 시공한 사업자가 위탁운영자로 재선정된 것도 문제이지만 '시설 하자' 규명을 먼저 한 뒤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부실시공 의혹을 받고 있는 전처리시설에 대한 성능 검증이 한국환경공단과 전문가 입회하에 오는 28일부터 3일간 뒤늦게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기간 동안 애초 설계대로 1일 130t을 소화할 경우 '합격' 처리될 예정이만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시설 전반에 대한 하자 보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A사와 나주시의 시설 위탁운영 재계약 과정에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시 관계자는 "전처리 시설은 한국환경공단이 발주와 준공검사를 맡았고 준공이 된 이후 시설이 나주시로 이관이 됐다"며 "공단 측이 1년에 두 차례 성능 검증을 하도록 돼 있는데 그동안 공단 측으로부터 특별히 시설 하자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해 성능 점검이 뒤늦게 이뤄지게 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