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스승’ 故윤여송 교수 유가족, 호남대에 발전기금

일기장에 남긴 ‘학교사랑, 제자사랑’ 뜻 기리기 위해 1천만원 쾌척 호남대, 개교 35주년 기념식 때 교정에 ‘여송수’ 심어 사표 삼기로

2013-05-14     광주타임즈
[광주=광주타임즈] 김영진 기자 = 호남대학교(총장 서강석) 설립 때부터 교수로 재직하면서 제자들로부터 큰 존경을 받아오다 지난해 암 투병 중 영면한 故 윤여송(尹如松,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유족들이, 대학발전과 후학양성에 써달라며 대학발전 기금을 쾌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스승의 날을 맞아 참스승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14일 호남대학교에 따르면 어버이 날이었던 지난 8일 고 윤여송 교수의 미망인인 유순덕(60) 씨는 박기인 호남대학교 설립자 겸 이사장에게 대학발전과 후학양성에 써달라며 1천만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유 씨는 박 이사장을 방문해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기장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육영보국의 정신으로 호남대학교를 설립한 박기인 이사장과 이화성 설립자에 대한 존경과 제자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 학교발전에 대한 열망 등이 가득담긴 글을 읽었다”며 “호남대학교와 제자들에 대한 남편의 각별한 애정과 사랑을 알기에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발전기금을 기탁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특히 윤 교수는 생전에도 가족들에게 “나를 낳아 주신 분은 부모님이지만 나를 키워주신 분은 박기인 이사장님과 이화성 설립자님”이라며 “호남대학교와 제자들을 위해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유 씨는 박 이사장이 “호남대학교를 사랑하는 고인과 유가족들의 숭고한 뜻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정중히 사양하자, 어버이날을 맞아 박 이사장에게 보낸 참외박스에 1천만원의 발전기금을 동봉해서 보낸 뒤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호남대학교는 고 윤여송 교수와 유족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유가족들이 쾌척한 발전기금을 장학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또 고 윤여송 교수의 호남대학교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제자들을 맏형처럼 아버지처럼 보살피며 참스승의 삶을 살았던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오는 6월 14일 호남대학교 개교 35주년 기념식 때 광산캠퍼스에 ‘여송수(如松樹)’ 식수행사를 갖기로 했다.

세 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공부했던 윤 교수는 금호고 교사를 거쳐, 1979년부터 호남대 교수로 재직해오면서 교육자로서 투철한 사명감과 제자들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으로 제자들로부터 참스승으로 큰 존경을 받아왔다.

민속학분야의 권위자로 학술연구를 통해 전통민속 전승보전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은 남다른 애교심으로 호남대학교 인문과학대학장과 제1기 교사편찬위원장, 홍보실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하며 대학 발전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오다 애석하게도 폐암이 발병해 향년 62세로 타계했다.

유족으로는 고교 교사로 봉직했던 미망인 유순덕씨와 2녀2남을 두고 있으며, 두 딸도 호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서울과 순천에서 초등학교 영어회화 교사로 근무하며 아버지에 이어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