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대비 요령
[독자투고=광주타임즈] 광양소방서 금호119안전센터 조원근=이곳 사람들은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말을 두고 ‘오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 여수에 거주하는 필자는 일기예보에서 눈이 내린다고 하면 이런 농담처럼 진눈깨비나 오고 말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겨울에는 이런 농담을 할 수 없었다.
지난달 대한민국 전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심각한 피해가 속출했다. 여수·광양 지역은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이러한 상황을 직접 체감하기 어려웠지만 전국 각지의 인명·재산피해 소식을 접하고 소방공무원으로서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했다. 지난달 폭설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은 국가 재난관리시스템상 충북 음성군이 약 270억원, 경기도가 5000억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에 국민 모두가 보다 안전한 겨울철을 보낼 수 있도록 국민행동요령을 당부하고자 한다.
폭설과 습설은 단순히 눈이 많이 오는 현상을 넘어 인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자연재해다. 특히 이번과 같이 피해를 키운 습설은 수증기가 엉겨붙어 일반 눈보다 밀도가 높고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건물 붕괴와 시설물 손상을 초래한다. 이러한 재난은 예상치 못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우선 겨울철이 다가오면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폭설과 습설에 대비한 대책을 미리 세워야 한다. 특히 노후 건물이나 시설물은 정기적으로 점검·보강해 구조적 취약성을 제거해야 한다. 비닐하우스나 나무, 천막 등 시설물은 사전에 점검해 폭설로 인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주변의 안전한 대피소와 이동 경로를 사전에 확인하고 정전이나 고립 상황에 대비해 손전등, 담요, 식량 등 비상물품을 자택과 차량에 준비하는 게 좋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면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제설작업은 반드시 주간에 진행하고 무리한 작업은 피한다. 비닐하우스나 노후 축사 등 적설 취약 구조물에는 접근하지 말고 건물에서 균열이나 기둥 휘어짐 등의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대피해야 한다.
눈이 쌓였을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게 좋지만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부득이 운전해야 할 경우 결빙과 도로 살얼음에 대비해 서행하며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대설특보가 발령되면 재난안전문자, 재난자막방송 등을 상시 확인한다. 위험한 상황에 닥쳤다면 망설이지 말고 119나 112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국민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사전에 대비함으로써 폭설과 습설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길 바란다.
겨울철 재난에 대한 철저한 대비는 단순한 예방 차원을 넘어 자신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필수적인 조치다. 모든 국민이 안전한 겨울을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란다.